▲ 왜솜다리(Leontopodium japonicum Miq.)

우리나라의 식물조사는 일제침략기 일본인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우리나라 식물의 학명에 유난히 일본인의 이름이 많이 붙어 있는 까닭이다. 일본인에 이어 다음은 미국인에 의해 조사되고 제법 괜찮은 식물들이 외부로 많이 유출됐다. 정원수 라일락과 유럽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이용되는 주목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우리 고유식물이지만 해외로 나가 저작권을 잃어버렸다.

스스로 서지 못한 반백년 동안 우리 땅 곳곳에는 그 유산들이 깊이 스며들었다. 우리 것을 빼앗긴 것에 더해, 오죽하면 식물이름 하나하나에도 여전히 식민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을까. 왜솜다리를 보며 문득 든 생각이다.

왜솜다리는 흔히 '에델바이스'로 불리며,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자란다. 이름 앞의 '왜'는 작다는 의미보다 '일본'을 의미한다. 고산지대에서 만날 수 있으며 보호가 필요한 식물이다.

/사진·글=이신덕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