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노선 일반버스 다니는데
배차 한시간 공영버스 비효율
“예산 낭비” “골목승차 필요성”
▲ 인천 동구 현대시장 앞 버스정류장.
“항상 볼 때마다 버스기사만 타 있는 것 같아요.”

인천 동구 현대시장 앞 버스정류장. 건너편 정류장에서 '동구01'라고 쓰인 초록색 15인승 버스가 지나갔다. 버스를 기다리던 강모(72)씨는 동구 공영버스인 '동구01'을 가리키며 “길을 가다가 가끔 저 버스가 운행하는 걸 보는데 많이 탔을 때가 2명 정도였다”며 “1시간 기다려서 탈 수 있는 버스인데 누가 그만큼 기다리고 저걸 타겠나 싶다”고 말했다.

22일 동구에 따르면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대중교통 이용 환경을 개선하고자 올 8월부터 공영버스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용자가 극히 적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는 공영버스 도입을 위해 자체 예산 5억4000만원을 투입한 상황이다.

주민 이모(40)씨는 “아직도 공영버스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동구 버스를 타려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에 다른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는 게 빠르다. 동구 버스가 다니는 노선에 다른 일반 버스도 다니다 보니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구 공영버스는 2대가 상행과 하행으로 나뉘어 송림동 산업용품유통센터를 출발해 송림휴먼시아, 동구청, 인천의료원 등 주요 지점을 지나 다시 출발점인 산업용품유통센터로 돌아온다. 모든 노선을 도는데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만큼 배차 간격이 발생한다. 공영버스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선 개편 또는 이용 요금 완화 등과 같은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수진 동구의원은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대중교통 수단인 만큼 활용이 잘 될 수 있도록 행정기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이용률이 저조한 원인을 파악해 역사를 경유하는 방식으로 노선을 개편하거나 많은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요금을 완화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구 관계자는 “동구 버스는 대중교통 서비스가 닿지 않는 골목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노선을 만들었기 때문에 단시간에 시내버스처럼 이용률을 높일 수 없다”며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주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전체적으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줄어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