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 인천 서구의회 의원

지금 우리 사회에서 자식들을 키우면서 학업이든 운동이든 아이들끼리 작은 싸움에서든 결코 져서는 안되는 것처럼 자식들을 몰아세우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부모들 마음이야 자기 자식이 남보다 공부도 잘하고 힘도 더 세고 운동도 더 잘하기를 원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지 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실제 그렇게 되도록 몰아붙이고 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교육은 이기는 방법만 가르치고 지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사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기는 것보다 지는 일이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1등은 단 한 명뿐이고, 그 한 명의 1등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패배와 좌절의 쓰라림을 맛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선거 때가 되면 너도나도 이겨보겠다고 아우성이다. 물론 2등이 소용없는 것이 선거이지만 1등을 하기 위해 상대를 헐뜯고 허위 정보유출로 상대를 중상모략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것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이뤄지는 행위다. 내 자식이 친구들과 싸워 지고 들어오면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자식을 혼내준다. 내 자식이 상대를 때려서 치료비를 물어주는 상황이 오더라도 맞고 들어오는 꼴은 보기 싫은 것이다.

사람은 일상적인 패배나 예외적인 승리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는 연습을 하는 것도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 본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다른 사람과 타협할 줄 알고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지 않더라도 자존심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단순한 말의 성찬이 아니다. 지는 법을 알지 못하고 사회에 나가면 지는 자신을 어쩌지 못한 채 좌절하고 실망하기 쉽고, 패배 의식으로 사회에서 쉽게 좌절에 빠지게 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 결국 뒤처지는 인생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굳이 질병이나 환자라고 하지 않더라도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에 비해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경향이 높다. 내가 세상에서 우선이고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있다고 한다. 이것은 부모들의 유별난 자식사랑의 영향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이 어려서부터 지는 방법을 배웠다면 남을 헐뜯지 않고 욕하지 않으면서 1등을 할 수 있는 지혜를 깨달았을 것이다. 지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의 몫을 존중해주고 남에게 양보할 줄 아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개성이나 능력, 그리고 감정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남을 위하고 남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