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다율방과후 학교 사용중지 통보
“코로나19 확산추세로 불가피” 입장 단호

야구단, 졸지에 훈련할 곳 없어 발 동동
▲ 파주시리틀야구단이 사용해온 다율방과후 학교 운동장이 교육청의 사용중지요청에 따라 더는 이용이 불가하게 됐다. 야구단은 교육청의 재고를 요청했지만, 교육청의 답변은 단호하다. 사진은 파주시리틀야구단이 자율방과후 학교에서 대회를 앞두고 훈련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파주시리틀야구단
“아이들을 도와줘도 부족한데, 교육지원청이 오히려 내치려 하니 암담합니다.”

파주시리틀야구단은 요즘 큰 고민거리가 생겼다.

그동안 단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연습구장에서 쫓겨나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땅히 갈 곳이 있어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자리를 비워달라는 파주교육지원청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18일 파주시리틀야구단에 따르면 지난 16일 파주교육지원청은 현재 야구단이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다율방과후 학교 사용을 중지해 달라고 통보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안전조치라는 게 교육청의 이유지만, 야구단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구단이 다율방과후 학교를 훈련구장으로 사용한 지 4년이 됐다. 그동안 별 탈 없이 사용해 왔고 단원들의 실력도 크게 향상되면서 다율방과후 학교는 파주시리틀야구단 양성소로 주목을 받았다.

교육청의 학교 사용 불허 통보에 야구단은 다시 한 번 재고해달라며 호소했지만, 교육청의 답변은 단호했다.

황욱 야구단 감독은 “코로나 2.5단계에서도 훈련장 사용에 크게 문제로 삼지 않던 교육청이 1단계로 완화되자, 사용중지를 종용하더니 급기야 16일에는 단호한 입장표명을 밝혀왔다”며 “그동안 코로나의 방역을 위해 손 소독 및 발열 체크를 비롯해 철저한 방역절차를 이행해 훈련했으며 최대한 다율방과후 학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식수도 직접 공급하며 운동장 외에 건물 사용을 자제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을 상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힘없는 야구단을 이끌고 있다는 것에 박탈감마저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들이 야구단원인 한 학부모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교육청이 오히려 밖으로 내쫓는 것이 마땅하냐”며 “무료로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매달 30여만 원의 사용료까지 지불해 오던 것을 대안 없이 무작정 나가라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짓밟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야구단의 이런 주장에 교육청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가 국내에 처음 발병한 1월 이후 2월에 사용제한 및 종료를 하려 했으나 야구단의 부탁으로 8월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을 야구단이 계약이 끝났음에도 계속 사용해 왔다”면서 “코로나가 확산추세에 돌아섬에 따라 불가피한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코로나 방역에 있어 최우선 과제이기에 더는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가 진정국면에 들어서고 12월 수능이 끝나면 추가사용 여부에 대해 검토겠다고 야구단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다율방과후 학교는 파주교육지원청 산하 교육시설관리센터, 특수교육지원센터, Wee센터, 교육자원봉사센터, 학교지원센터 등 5곳이 입주해 운영 중이다.

한편, 파주시리틀야구단은 2013년 창단했으며 지난 9일부터 1주일간 열린 전국 84개 팀이 참가한 강릉솔향기배리틀야구대회에서 준우승에 입상하는 등 짧은 창단 이력에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파주시리틀야구단은 전국 180개 야구단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