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이근주 선생의 손자

의병투쟁, 가장 치열했던 전투지
기억할 역사계승 사업 추가 확대
3대 항일운동 지도자를 한곳에서 기념할 수 있는 '항일운동 기념탑'이 이달 초 광주 남한산성 항일운동공원에서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기념탑은 광주 출신인 의병장 구연영 선생과 민족대표 정암 이종훈 선생, 임시정부 해공 신익희 선생을 기념할 수 있는 탑이라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 기념탑을 건립하는 데 숨은 공로자가 있으니, 바로 광복회 광주시지회 이강세 지회장(77·사진)이다 .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정부가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 공모에 이 기념탑을 추진하기로 하고 사업비 마련에 발 벗고 나섰다.

“타 지역은 만세운동 등을 추진했는데, 저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남한산성 내 항일운동에 대해 지속해서 널리 알리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로부터 1억원의 국비를 확보한 뒤 모자라는 4억여원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중 신동헌 광주시장이 선뜻 마련해 줘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이 회장은 항일운동을 기리는 이 사업에 대해 빠르게 이해해 줘 무난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이 사업은 당초 항일운동에 대해서만 기념하는 탑으로 조성하려 했으나, 이 회장이 지역의 지도자도 함께 기념해 달라고 추진위원회에서 주장해 이같이 추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17년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청광 이근주 선생의 손자인 이 회장은 55년 광주와 인연을 맺고 제2의 고향으로 살아오고 있다.

충남 홍성이 고향인 이 회장은 미술에 관심이 많아 삼촌인 고암 이응로 화백에게 그림을 배우면서 이천에 있는 도자기 작업실을 오가던 중 광주 초월읍의 한 마을에 돌담이 좋아서 정착하게 됐다.

“남한산성은 의병 투쟁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지였습니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발생하고 단발령이 내려지자 경기지역 의병 2000여명이 남한산성을 거점으로 삼고 지속해서 항일운동을 벌였고, 3·1 운동 당시에는 남한산성 남문 아래 계곡에 300여명의 주민이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잊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잊히는 항일운동의 역사를 남기기 위해 이 회장은 나라사랑교육과 태극기 전달 등의 사업을 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광주시 20여 개소 항일운동 지도제작, 이종훈 선생 생가터 복원과 정암로 도로명 지정, 구연영 선생 생가터 복원과 도로명 지정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나라와 민족을 지켰던 숭고한 선조들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항일의병장의 후손인 이강세 회장의 행보가 기대된다.

/광주=김창우 기자 kc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