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선 이북9도민정착위원회 사무총장

평양에 신기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국 국경이 철통 봉쇄된 상황에서 평양시민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이 유지하고 있다. 장마당과 국영상점들에는 상품들이 차고 넘치고 구매자들로 붐빈다.

북한정부가 '쩐의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인민군과 중앙기관들을 비롯하여 주민들에게 돈을 풀고 그 돈을 회수하면서 돈이 돌고 도는 제도가 수립되고 있다. 재래식 군수품을 생산하던 군수공장들이 품질 좋은 상품들을 쏟아내고 국영상점뿐 아니라 민간 장사꾼들에게도 대량으로 도매한다.

과일이 전혀 생산되지 않는 함경도 6개 군의 국영상점과 장마당에 사과와 배를 비롯한 황해도 과일들이 쌓이고 심지어 바나나, 이라크 대추와 같은 남방과 중동의 과일들도 있다. 국영기업들이 백번 죽어도 못하던 일을 장사꾼들과 협력하면서 해결한 것이다.

2020년도에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100만 톤 정도의 잡곡 식량이 지원되었는데 그 영향도 받는다고 한다. 어쨌든 평양의 밤거리와 야시장, 장마당은 흥청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석탄수출이 막히자 전력생산과 주민난방용으로 투입되어 전기문제도 비교적 풀렸다고 한다.

교육기관만 무료교육을 하고 전부 유료화 하라는 노동당의 지시로 대부분 공짜로 쓰던 전기도 돈을 내야 한다. 김일성-김정일 시대에 비효율적으로 돌아가던 경제 분야에 획기적인 개혁이 단행되고 있다.

나이 먹은 경제 간부들을 젊은 사람들로 대폭 교체하고 "돈을 잘 벌어들이는 사람이 애국자"라며 격려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잠식된 돈을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세일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옥류관 냉면 10인분을 사면 1인분을 더 주고 고추장 5통을 사면 1통 더 준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 북한의 국영, 가내반, 개인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대부분 남한의 상품과 포장을 모방한 것이다. 북한정부가 유엔제재와 코로나19봉쇄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 같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