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희 김포시사회복지협의회장]

전국 최초 한의사·복지사 동행사업
치료시기 놓친 노인 찾아 도움손길
돌봄활동 적립 본인·가족 돌려받는
'돌봄 기부은행' 등 참여유도 사업도

“돌봐주는 이 없이 홀로 거주하는 노인 대부분이 형편과 고령인 나이 때문에 그냥 이대로 살다 가겠다고 생각하고 있죠. 숙명처럼 자신의 처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죠.”

김포시사회복지협의회 조선희(사진) 회장은 이런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홀몸노인들을 위해 지난 7월 김포시와 김포시 한의사회와 '찾아가는 한의약 건강 돌봄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지난해 진행했던 한의약과 관련한 복지 포럼이 계기가 됐다. 올 3월에는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도 확보됐다.

이 사업은 말 그대로 고령으로 질병이 악화해 치료 시기를 놓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한의사와 협의회 임원, 봉사자들이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복지서비스다.

코로나19로 보류됐던 이 사업은 거리 두기 1단계 완화 조치에 따라 지난 21일부터 거동이 어려운 취약계층 노인과 근골격계와 신경질환 치료가 시급한 장애인 등 36명을 대상으로 두 달간 진행된다.

사업 시작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던 조 회장은 첫 일정을 마치고 “의료와 돌봄뿐 아니라 이런저런 대화 등을 통해 노화와 장애, 생활에 시름이 깊은 이들의 위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복지사와 한의사가 함께 하는 의료와 돌봄이 결합한 이 사업은 김포시가 전국 처음이다.

조 회장이 이끄는 김포시사회복지사협은 이 사업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위탁사업으로 '어르신돌봄 기부은행'과 '좋은 이웃들' 등을 펼쳐 오고 있다. '어르신 돌봄기부은행'은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말벗과 가사 활동 등을 제공하면 이를 포인트로 적립해 만 65세 이후에 본인이나 가족, 제3자가 돌봄 활동으로 돌려받는 노인복지 프로그램으로, 올해 4년째 수행 중인 사업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봉사자들의 방문이 어려워 반찬과 식료품 배분 방식으로 전환됐다. 올해 6년째인 '좋은 이웃들'은 복지 소외계층을 발굴·신고하면 심사를 거쳐 1가구당 최대 50만원 한도 내에서 식사, 생활, 주거, 의료, 교육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거나 민간자원을 연계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회장직을 맡기 전부터 이들 사업을 추진해 왔기에 조 회장은 기본과 원칙,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이 사업과 연계해 올해 복지협의회 중점사업으로 '찾아가는 한의약 건강 돌봄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했다.

조 원장은 김포시장애인주간보호센터와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인 가연마을 원장, 김포시사회복지협의회 수석 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김포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같은 조건에서 태어나 자라고 생을 마감할 수 없는 현실적 상황에서 인간의 평균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사회복지의 가치 아닐까요?”

흔히들 나이 들면 더욱 서러워진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돌봐 줄 가족도 경제적 여력도 없는 상황에서 병까지 있다면 어떨까.

조선희 원장은 그러기에 민관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직접적인 참여 못지 않게 소외된 이들에 관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