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백년가게'에 4개의 음식점이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가업으로 키운 음식점들이다. '나를 속이지 않는다'는 경영 정신으로 대를 이어갈 '부암갈비'는 소문난 인천의 맛집 중 하나다. 중구 신포동의 '바텀라인'은 반세기 동안 재즈클럽으로 한 길을 걸어왔다. 부대찌개하면 신흥동, 물텀벙은 '성진'의 상호가 따라 붙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이들 음식점들이 백년을 향한 자랑스러운 현판을 걸게 됐다.

현재까지 34개의 음식점과 도소매업소가 인천의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폐업의 위기로 치닫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에게는 꿈과 희망의 롤 모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백년가게는 지역경제와 소상공인을 살리는 장수기업 육성의 통로가 돼야 한다. 특히 음식업종이 세대를 이어가며 꾸준히 장수기업으로 존속하기까지는 신용과 신뢰가 바탕이었다. 그렇지 않고는 좋은 평판과 전통을 유지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또 꾸준히 고용을 유지하고 나름대로의 경영 노하우를 계승했기 때문에 지역경제의 안정에도 기여했다고 본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가업승계는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기보다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책임성이 뒤따르게 된다. 기업 경영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30~50년의 외길을 성공적으로 걸어온 만큼 소상공인의 모범으로서 책무도 부여됐다는 의미이다.

가업을 이은 전국의 백년가게는 대부분 의식주 분야에 많다. 미국, 일본 등 지역과 밀착한 가업 기업들은 후대에도 가업승계를 위해 지역사회와 긴밀히 소통하는 것이 추세이다. 인천은 개항과 더불어 서양 문물이 처음 유입된 도시다. 음식업 뿐만 아니라 숙박, 주조 등 다양한 분야의 역사적 기풍이 남아 있는 곳이다.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지닌 기업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정책은 인천의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소상공인들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역 차원의 부양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중 몇몇은 백년가게 육성을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았는가. 소상공인들의 고충이 늘고 있으나 말 뿐이었다. 지역에 숨어 있는 전통가업을 육성하고, 인천의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확산돼 효율적인 지역경제 증진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