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손 산업경제위원

2020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마도 코로나19가 아닐까 싶다. 무서운 전염력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이 비대면 환경으로 변화했다고 할 만큼 그 영향력은 매우 크며, 비대면 생활과 4차 산업혁명이 맞물려 산업구조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의 여파 또한 쉽사리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코로나19의 역설, 생태계 복원’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도시가 봉쇄되면서 야생동물들이 도심에 출현하거나,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이 산란을 위해 특정지역에 10년 만에 출몰했다는 내용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감소하고 외출도 자제하다 보니,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오던 미세먼지 등 대기질 문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렇듯 코로나19가 만든 변화는 환경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대면 생활로 인해 환경 파괴가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점점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음식 배달이나, 마스크와 같은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생겨난 환경 문제이다. 일회용품은 한번 사용하고 버리기만 하면 되기에 사용이 용이하고, 저렴하며,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너도나도 일회용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즉, 인류는 편리함에 중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특히 비닐과 플라스틱의 경우 아주 큰 환경 파괴 문제를 야기한다. 바다로 떠내려간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섬이 됐고, 남한 전체 면적의 약 16배 크기에 달할 정도이다. 매립할 경우 자연 분해에 50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소각할 경우 다이옥신 등 1급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처리에 있어서 어느 쪽이든 심각한 환경 파괴를 야기하기 때문에 매우 골칫거리인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일회용품 폐기물 발생량은 지난해 말 기준 무려 88만7000t에 달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각종 규제와 더불어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기업에서도 친환경 제품이나 폐기물 저감 제품 생산 등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친환경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나 여러 환경단체는 그린뉴딜 정책과 같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에 대한 요구와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인천시의회에서도 ‘인천시 자원순환 기본 조례’가 제정됐다. 기존에 있던 ‘생활폐기물 감량 및 자원 재활용 촉진에 관한 조례’를 폐지하고 자원순환을 골자로 해 폐기물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원순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 기업과 연구단체는 기존 플라스틱이나 비닐에서 자원순환이 가능한 친환경 재질로의 변환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며, 정부 및 환경단체에서도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자원순환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인류는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마스크와 같이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것도 일깨워줬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미래에는 일회용품 자체가 자원순환이 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해서 사람들은 일회용품을 마음껏 사용하고, 버리면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되돌아가는 그러한 자원순환 사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