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열 탄생 100주년 기념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서 특별전 마련
한국 전통미 바탕으로 예술세계 구축한
이중섭·김봉룡 작품 등 함께 선보여
▲ 임응식 작 '유강열'.
▲ 유강열 작 '84-1020'.
▲ 유강열 작 '정물'.
▲ 김봉룡 작 '나전칠기 일주반'.
▲ 이중섭 작 '아이들'.
한국전통의 미감을 현대 조형으로 선도한 유강열(劉康烈, 1920-1976)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특별전시 '유강열과 친구들: 공예의 재구성'을 15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이자 교육자, 기획자로서 공예·판화·인테리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던 유강열과 그와 동행했던 친구, 제자들의 활동을 함께 살펴본다.

유강열은 급변했던 전후 복구시기에 순수미술, 공예, 디자인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고 실천했던 인물이다. 염직 공예가이자 국내 1세대 현대 판화가이기도 하다. 또한 국회의사당,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대공원 등 건축 장식에도 참여해 시대에 조응하는 건축·디자인·공예의 융합을 시도했던 선구적인 인물이다.

이번 전시는 유강열의 활동 및 한국 공예·미술의 전개 양상에 비추어 '전후 복구 프로젝트로서의 공예', '새로운 사물의 질서를 향하여', '조형이념으로서 구성의 실천'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전후 복구 프로젝트로서의 공예'에서는 1950년대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자 시도했던 유강열의 공예·미술 활동을 살핀다. 그는 나전장인 김봉룡과 함께 전통공예를 바탕으로 현대공예인 양성을 위해 경상남도나전칠기강습소(1951)를 설립·운영했다. 김봉룡과 이중섭의 작품 '나전칠기 일주반(광복이후)'과 '가족(미상)'이 소개된다.

2부 '새로운 사물의 질서를 향하여'에서는 유강열이 서구 문화 체험 이후 1950년대 말부터 새롭게 펼치는 조형세계와 교육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1958년 록펠러 재단의 후원으로 1년간 뉴욕에서 유학하며 미술교육과 현장을 경험했다. 이 시기 수집한 미국 현대미술 자료들과 함께 국내 새롭게 도입한 에칭, 석판화,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제작한 유강열의 판화작업을 선보인다.

마지막 '조형이념으로서 구성의 실천'에서는 1960년대 말 이후 1976년 작고하기까지의 작가의 작품 세계와 협업에 의한 건축 장식 프로젝트들, 그리고 그 모티브로서 주목한 고미술품 등을 통해 유강열이 조형이념으로 삼으며 실천했던 '구성'이란 무엇인지를 조명한다.

전시는 유강열을 포함한 국내작가 25명의 작품 140여 점과 유강열 수집 고미술품 7점, 아카이브 16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2014년 MMCA연구센터에 기증된 약 3000여 점의 유강열 아카이브 중에서 1950년대 미술현장을 보여주는 전시 인쇄물과 유강열이 공예와 조형개념의 관계를 서술한 육필원고 '구성과 인간' 등이 최초 공개된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