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 도시환경 대처해 노선 신설·재배치
▲ 이정두 인천시 교통국장이 지난 22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시내버스 노선 개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 시내버스 노선이 연말 대폭으로 개편된다. 지난 2016년 7월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에 맞춰 전면 개편이 이뤄진 지 4년 6개월만이다.

그동안 경인전철과 인천도시철도를 중심축으로 운영되던 인천 버스 노선은 대중교통 여건에 발맞춰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원도심과 신규 개발 지역 등의 버스 공급 불균형 문제도 떠올랐다. 부분적으로 노선을 조정해온 인천시는 시민 불편을 줄이고, 준공영제 재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노선 개편을 준비해왔다. 이번 개편으로 시내버스 노선은 현재 197개에서 204개로 늘어난다. 생활밀착형 순환버스인 '인천이(e)음버스'도 신설된다. 시는 “노선 개편이 시행되면 시내버스가 보다 빠르고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쾌적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 정류소 등 인프라도 함께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27일 인천시 자료를 보면 오는 12월31일부터 적용되는 인천 시내버스 개편으로 노선 수는 현재 197개에서 204개로 확대된다. 13개 노선이 신설되고, 24개 노선은 폐지된다. 새롭게 바뀌는 노선은 84개다. 89개 노선은 기존 노선대로 운행한다.

 

▲교통카드 등 빅데이터로 노선 설계

시는 이번 개편을 준비하며 과학적 분석 기법을 활용해 합리적으로 노선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교통카드·이동통신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요를 분석했고, 도로·철도 계획이나 신규 아파트 입주 등 대규모 교통 유발 시설과 같은 미래 수요까지 감안했다는 것이다. 노선 개편안은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 균형, 굴곡도 개선, 환승 편의 증대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교통서비스 불균형 해소 측면에서 변화된 도시 환경에 대처하는 노선 신설, 재배치가 이뤄졌다. 검단신도시, 송도 6·8공구, 신국제여객터미널 등 신규 수요가 예상되는 지역에 노선이 신설됐다. 주민 요구가 많았던 서구 일부 지역과 북항배후단지에도 노선이 투입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송도와 청라를 잇는 직결 노선도 새로 운행된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를 경유하는 노선으로, 버스 이동 시간이 현재 1시간 30분에서 50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오는 12월30일 기한이 만료되는 한정면허 13개 노선에 대한 대체 노선도 마련됐다. 시는 721번 등 11개 노선은 인근 지역을 운행하는 기존 노선을 조정하거나, 신규 노선을 생활권별로 나눴다. 780-1번, 909번 등 2개 노선은 전 구간을 대체하는 노선을 투입해 이용자 불편이 없도록 했다.

 

▲배차간격 10.8%, 이동시간 3.1분 단축

시는 이번 노선 개편으로 시내버스가 빠르고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측대로라면 배차 간격은 기존 평균 18~19분에서 16~17분으로 10.8%가 단축된다. 승객당 평균 이동시간 또한 53.3분에서 50.2분으로 최대 3.1분이 줄어든다고 시는 예상한다. 환승 대기 시간도 3.2%가 감소한다.

이용자 편의뿐 아니라 재정 문제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시는 이번 개편으로 해마다 216억원 이상의 운송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한정면허 노선을 준공영제 노선으로 대체해 수입금이 흡수되고, 배차 간격과 이동시간을 단축해 이용객이 늘어나면 운송 수익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준공영제 지원금은 수년간 급증하면서 재정 부담으로 작용했다. 준공영제 노선 시내버스의 적자를 시가 보전해주는 지원금이 지난 2016년 595억원에서 2017년 904억원, 2018년 1079억원, 지난해 1271억원으로 연평균 22.1%씩 증가한 까닭이다. 올해 준공영제 재정 지원금은 1536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정두 시 교통국장은 “불편을 초래한다는 불만도 있을 수 있지만 도시 확장에 따른 교통서비스 제공, 준공영제 예산 개선 등의 측면에서 노선 개편은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버스 정류소 대대적 정비

시는 연말 노선 개편에 발맞춰 버스 정류소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버스 표지판을 표준 디자인으로 교체하고, 경유 노선이 많은 정류소 48곳에는 유도 표지를 설치해 승하차 편의를 돕는다.

내년에는 500곳의 승강장을 신규 설치하고, 2023년까지 노후 승강장 676곳을 교체하기로 했다. 새로 설치되는 승강장에는 버스정보안내기(BIS)뿐 아니라 공공 와이파이도 설치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시는 설명했다.

노선 개편으로 뒤따르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준비되고 있다. 시는 관공서 민원실 등 다중이용시설에 노선 안내 책자를 비치하고, 시내버스 앱을 통해서도 개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정보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권역별로 노선 개편 사항도 배포될 예정이다. 개편일 전후 사흘간 시내 주요 버스 정류소 200곳에는 자원봉사자 1200명이 배치된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인천이음버스, 교통 취약지와 인근 거점 연결

아이모드버스, 차량 호출 노선 관계없이 이동

 

인천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 앞서 '인천이(e)음버스'와 '아이모드(I-MOD, 실시간 수요응답형 버스)'가 시민에게 다가간다.

인천시는 생활밀착형 순환버스인 인천이음버스를 18개 노선에 42대를 투입한다고 27일 밝혔다.

인천이음버스는 중구·동구·미추홀구 등 원도심 교통 취약지와 인근 거점을 연결해 이동 편의를 돕는다. 송도·청라·검단·서창·논현 등 대단위 아파트 입주 지역에서도 지하철역을 잇는다.

시는 교통약자들이 승하차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시설을 장착한 신규 차량을 제작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출고 시기에 맞춰 인천이음버스는 연말 노선 개편 이전에 조기 운영된다.

스마트폰 앱으로 버스정류장에 차량을 호출해 노선과 관계없이 이동하는 아이모드 버스도 지난 26일부터 영종국제도시에서 본격 운행되고 있다. 수요응답형 아이모드 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 기본요금 1800원(7㎞ 기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영종지역을 시작으로 내년 송도와 남동국가산업단지, 2022년 검단과 계양지역까지 아이모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