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선일초등학교는 오는 30일까지 3주간 ‘상호문화교육’ 행사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이번 행사 주제는 ‘2020 선일희망열차’로 독립전쟁 100주년을 맞아 독립을 위해 애쓴 고려인의 삶과 역사를 재조명하고, 교내 고려인 친구와의 상호교류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시민 역량을 키우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운영된다.

선일초는 13개국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세계시민공동체다. 재학생의 78%가 이주배경 학생이며 그중 고려인 4세 학생들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인은 선일초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선일초는 2017년 다문화 국제혁신학교로 지정돼 현재까지 빛깔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상호문화교육’ 행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년 군별 교육과정과 연계한 블렌디드(혼합) 학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1~2학년 군은 ‘고려인 이웃’을 주제로 끝말잇기, 고려인 친구와 나의 공통점 찾기, 서로에게 배우는 한국어–러시아어, 나의 이주 이야기, 우리 마을 땟골 소개하기 활동, 3~4학년 군은 ‘우리는 한민족’을 주제로 고려 아리랑 영상 시청하기, 가사를 음미하며 친구들과의 우정을 그림으로 나타내기, 고려 아리랑 가사 이어 붙이기 챌린지 활동, 5~6학년은 ‘독립운동과 고려인’을 주제로 고려인의 삶과 역사에 대한 동영상 시청 후 토의하기, 독립운동가의 삶 탐구하기, 독립전쟁 100주년 기념 슬로건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한다.

학생들의 학습 결과물은 1937년 연해주의 고려인들이 강제 이주시켜 정착했던 카자흐스탄의 ‘우슈토베역’에서 출발해 ‘안산역’에 도착하는 희망 열차로 완성돼 현재 전시 중이다.

행사 기간 중 학생자치회가 기획한 ‘하굣길 고려인 퀴즈’ 이벤트와 지역사회 고려인지원단체(너머)와 연계한 ‘고려인의 삶과 역사 TALK 콘서트, 고려인 사진 전시회’도 함께 운영해 의미를 더했다.

학생자치회 회장 박찬우 학생은 “단순히 외국인으로 생각했던 고려인 친구들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보이기 시작한다”며 “희망 열차를 타고 안산에 도착한 고려인 친구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한 글로벌교육 담당부장 정상하 교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의 땅으로 온 우리 고려인 학생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고, 디아스포라의 굴레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성장하길 바란다. 또한 모든 학생이 고려인의 역사는 곧 우리의 역사임을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생태계 확장을 통해 학생들의 삶이 중심이 되는 배움 중심 교육과정을 교육공동체와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