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장군수협, 도에 지방공사 형태의 센터 설립 등 제안한 가운데
은수미 성남시장·서철모 화성시장 등 협의안된 회의 내용에 반발
▲ 지난 23일 오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20 하반기 도-시군 정책협력위원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안병용 시장군수 협의회장 및 31개 시장군수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는 지역화폐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공동 운영기관' 설립을 추진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도와 도내 31개 시·군이 힘을 모아 지역화폐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성남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20년 하반기 경기도·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해 안병용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 등 도내 31개 시·군 단체장과 부단체장 등이 참석해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나온 안건 중 핵심은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가 도에 제안한 '경기도 지역화폐 공동 운영기관' 설립이다. 이는 도와 시·군이 참여하는 '지역화폐 위원회'를 구성해 지역화폐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지역화폐 발행 규모 등 주요 사항을 심의 의결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지방공사 형태의 '지역화폐 센터'를 만들어 지역화폐 관련 관리·감독과 대외협력, 사업개발과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맡기자는 내용도 있다. 이 경우 자금 안전성 문제 등 지역화폐가 지닌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의 생각이다.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의정부시를 포함한 도내 28개 시·군의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는 코나아이㈜다. 성남과 시흥시는 한국조폐공사이며, 김포시는 ㈜KT다. 여기서 문제는 운영 대행사가 대부분 민간 기업이기에 예상치 못한 경영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여기에 높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수백억 원을 가져가는 운영 대행사들이 정작 지역사회 발전과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 등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 지역화폐와 관련해 가맹점 수수료 수익과 자금 흐름 내용 등의 정보를 운영 대행사에 요청하는 경우에도 '영업 비밀' 등의 이유로 거부당하는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지역화폐 사용 내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지역화폐 유통 점검과 미사용 지역화폐의 경우 사용을 촉진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총괄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지역화폐 공동 운영기관이 생긴다면 ▲사업 추진 및 자금 운용의 안정성 확보 ▲사업 수익의 지역사회 및 소상공인 환원 ▲총괄기구 설치로 사업 활성화 ▲공조 시스템 구축으로 인한 정보 공유 및 공개로 투명성 강화 ▲고용 창출 효과 등이 뒤따를 것으로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는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나온 이 안건은 별다른 논의를 하지 못한 채 급하게 마무리됐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반발한 탓이다. 은 시장은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에서 제안했다고 하는데, 정작 협의회에 속한 저는 처음 듣는 얘기다. 너무나 당황스럽다”며 “특히 성남시 같은 경우 지역화폐와 관련해 현재 통합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그런데 사전에 듣지 못한 이야기가 제안됐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되물었다. 서철모 화성시장 역시 “경기지사께 정책을 건의하는 자리인데 내용을 떠나서 참석자가 이러한 내용이 건의된다는 것도 몰랐다는 건 정말 문제다. 사전에 시장·군수들에게 알려줬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더했다.

이에 대해 안병용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이 내용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제안하는 취지기에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처럼 안 회장이 교통정리에 나섰음에도 한동안 잡음이 이어지자 이 지사가 직접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 지사는 “당장 결정해야 하는 내용이 아니기에 시간을 갖고 논의를 하면 될 것 같다. 경기도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고자 만난 자리에서 서로 다툴 이유가 없다. 지역화폐 같은 경우 실제 집행하는 기관은 시·군이기에 가급적 시·군 의견을 많이 반영하고자 한다”며 “지역화폐 공동 운영기관에 관해선 얘기를 들어보니 필요성엔 공감이 간다. 도 차원에서도 검토해보고 향후 시·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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