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일 시니어극단 '애락' 제작
삼각관계·자식 피해 유산 사수 등
열정 여전한 노인들 이야기 다뤄

 

“나이 먹는게 죄는 아닌데 자꾸 죄인 같아….”

황혼이 될 수록 그들의 삶과 아픔은 단단한 바위가 된다. 숱한 이별과 사별, 사랑과 만남이 켜켜이 쌓여 늙은이가 된다. 하지만 어르신이라고 해서 젊은 사람보다 못할 건 없다. 애정과 시기, 번민과 열정이 여전하다.

인천의 유일한 시니어극단 '애락'이 코로나 시대에 어렵게 무대를 준비해 연습 현장을 찾아가 봤다.

김병훈 작 '황혼의 불꽃'에서 김 여사를 사이에 두고 신 영감과 송 영감이 치정으로 다투고 이영감은 자신의 유산을 노리는 자식들 때문에 별 볼일 없는 개인택시 처분을 고민하고 있었다.

총 6명의 노인 배우들이 등장하는 이번 연극 속에서 급속하게 변화하는 우리사회 고령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성생활 문제, 노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 경제적 자립, 가족에서의 위치, 사무치는 외로움 등을 노인들이 직접 연기한다.

배우들은 인천에서 오랜기간 연극 활동을 했던 연극인들로, 연극협회 지회장, 극단 대표 혹은 배우, 기획자들로 구성됐다. 이날 연습현장에서도 이들의 관록 있는 연기가 돋보였다.

'애락'은 2014년 인천 원로 연극인들이 인천지역 연극 극단들의 공연 역량과 행정적 지원, 창작 의욕 활성화, 지역 연극의 발전 등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조직된 동호회 '애락회'로 출발했다.

60대 후반에서 70대 후반의 이들이 모여 이후 2017년에 정식극단으로 등록했다.

신용우 애락 대표는 “그동안은 주로 행정 기관이나 정부 정책을 통해 주로 노인들 이야기가 전해졌지만 이제는 노인들 스스로 우리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제작 취지를 설명했다.

'황혼의 불꽃'은 11월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인천 학산소극장에서 열린다. 전석 무료이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예약제로 실시된다. 032-832-0458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