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권단체, '코로나 증오범죄' 현황 발표…유형별 첫 통계
중국계 40%로 1위…언어폭력이 70%, 여성이 2.3배 많아

 

▲ [EMS 주최 온라인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확산한 가운데 피해자의 15%가 한국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아시안 인권단체 연합기구인 아시안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이하 위원회)는 최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코로나 증오 범죄 현황을 공개했다고 18일(현지시각) 미국 학술언론단체 에스닉미디어서비스(EMS)가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위원회는 샌프란시스코주립대 아시안아메리칸연구소, 한인 단체 등과 함께 지난 3월 19일 증오 범죄 핫라인(www.StopAAPIHate.org)을 개설하고, 아시아계에 대한 폭행과 괴롭힘, 모욕, 협박 등 증오 범죄 사례를 신고받았다.

위원회에 접수된 증오 범죄는 전체 50개 주 중에서 46개 주에서 발생했고, 모두 2680건에 달했다.

출신 국가별로는 중국계 피해자가 40.8%로 가장 많았다. 한인 피해자는 15.4%로 두 번째를 차지해 한국계에 대한 증오 범죄와 차별 행위가 생각 외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베트남(7.9%), 필리핀(7.3%), 일본계(6.6%)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증오 범죄의 70.9%가 언어폭력이었다.

언어폭력 중 789건은 "중국으로 돌아가라", "중국인이 코로나를 가져왔다", "중국인은 더럽고 병균을 옮긴다"는 내용의 노골적 반중(反中) 정서를 담고 있었다고 위원회는 전했다.

이어 연방 민권법 위반에 해당하는 직장 내 차별과 서비스 거부 사례는 10%를 차지했고, 물리적 공격을 가한 경우도 9%나 됐다.

의도적으로 아시안을 향해 기침하거나 침을 뱉는 사례도 6.4%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증오 범죄의 절반이 넘는 56%가 캘리포니아와 뉴욕주에서 벌어졌고, 성별로는 여성의 피해 사례가 남성보다 2.3배 많았다.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센터(AAAJ) 존 양 사무총장은 "아시안 대상 증오 행위는 역사적으로 실존했고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샌디 클로스 EMS 대표는 "코로나만큼 심각한 것은 반(反)아시안 정서의 확산"이라고 경고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