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시인·송도소식지주민기자

송도국제도시내에 커넬워크가 있다. 바다의 도시 인천을 상징하는 항구를 떠올리게 된다. 커넬워크는 4개 동의 콘테이너 박스형 건물로 지어졌다. 봄동, 여름동, 가을동, 겨울동으로 4계절의 이름을 땄다. 1층 상가형 구조를 비롯하여 윗층에는 오피스텔로 이루어졌는데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콘테이너 박스가 쌓여 있는 부두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처음 커넬워크는 인기를 끌었다. 병렬형 구조로 양쪽에는 건물이 줄지어 있고 가운데는 수로와 조경시설이 있다. 항상 물이 흐르고 분수대는 힘찬 물줄기를 내뿜는다. 수로 가운데 설치된 조형물들은 어린이 혹은 가족들의 일상이 다이나믹하게 표현되어 활기찬 모습을 보여 준다.

수로를 따라 빨강 파랑의 대형 파라솔과 의자들이 비치되어 있다. 차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하며 여유롭게 쉴 수 있다. 세련된 서구풍의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는 곳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주말이면 차 없는 거리가 되고 물건을 파는 거리 장터를 비롯하여 버스킹이 열렸다. 무명의 뮤지션들이 음색을 자랑하곤 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고 가족들이 산책을 즐기던 곳이다. 외지에서 찾아온 지인들을 데리고 자랑삼아 구경시켜주던 송도의 코스 중 하나였다.

그러던 커넬워크가 몇 해 전부터 썰렁해지기 시작했다. 트리플스트리트가 새로 생겨나면서 젊은 층의 발길이 끊겼다. 지하철과 연결된 편리성이 강점인데다 새로운 장소를 찾아 옮겨가는 사람들의 속성이 한 몫 하면서 그곳으로 이동했다는 추측이다. 지금의 커넬워크는 유령상가처럼 비어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심각성은 극에 달한 듯하다.

애당초 커넬워크는 교통의 취약점을 안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해서 오기에는 외지고 불편한 위치에 있다. 골목골목을 훑으며 오는 버스노선은 지루하다. 동네 사람들이 도보로 찾아오거나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애용하는 젊은 층을 흡수하기 어려워 외면당하고 있다. 게다가 입주한 상가의 유형을 보면 특색이 없다. 커넬워크의 독특한 외형에 비해 내용이 빈약하다.

또한 주변 여건이 성숙되지 않고 있다. 커넬워크 옆에는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국제업무지구 부지가 있지만 아직도 잡초 무성한 나대지로 방치되어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사람들이 입주하기 시작 한지도 벌써 20여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여태 감감 무소식이다.

외국기업 유치는 송도국제도시의 핵심 중추 역할이다. 인근에 위치한 커넬워크에 주는 영향도 크다. 외국기업이 조속히 들어와 안착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송도 뿐 아니라 인천의 경제와 국가 경제에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넬워크를 되살리려면 우선, 입주품목부터 재디자인해보자. 봄, 여름, 가을, 겨울 건물마다 특색있는 상가를 형성해 보는 것도 좋겠다. 테마별로 어린이용품, 먹자골목, 세계 민속패션관, 세계여러 나라의 일상용품, 세계의 차와 커피 등 여느 상가들과 내용을 차별화 하는 것이다.

교통이 불편해도 멀리서 찾아오는 매니아들이 생겨날 수 있는 그런 품목들로 상가를 구성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커넬워크가 새롭게 재탄생되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송도국제도시의 역할이 부각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