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다란 무의대교 따라 쓰레기와 교통난이 유입됐다
▲ 작년 4월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무의대교가 건설되면서 섬에 여러 변화가 생겼다. 언제나 육지를 오갈 수 있게 되어 관광객은 늘었지만 쓰레기와 교통체증도 늘어났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쌀쌀한 바람이 불던 지난 9일 인천녹색연합 제10기 인천 청소년 섬바다 기자단 파랑은 인천 중구 무의도를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영종도를 거쳐 잠진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지난해 잠진도와 무의도가 연도교로 연결되면서 섬은 뭍이 돼 버렸다. 잠진도를 지나 무의도로 가는 손님을 태워 나르던 배 두 척은 다른 주인을 기다리며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무의도는 섬 근처를 지나던 옛날 어부들이 섬을 보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 같다며 붙여진 이름이다. 무의도는 '천국의 계단'과 '꽃보다 남자' 등의 드라마 촬영지로 활용돼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곳이다.

무의도 안의 작은 섬 소무의도도 무의도와 다리로 연결돼 있어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아담한 소무의도에서 정겨운 섬마을 풍경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푸른 바다도 즐길 수 있다. 섬의 외곽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코스 '무의바다누리길'도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무의대교가 건설되면서 두 섬의 풍경은 과거와 달라졌다. 파랑기자단이 섬 곳곳을 돌아보며 지역주민들의 삶과 변화하는 섬 풍경을 취재했다.

 

무의대교가 불러온 섬의 변화

지난해 4월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무의대교가 건설되면서 섬에 여러 변화가 생겼다.

우선 주민들이 배 운항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도 육지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됐다. 언제나 육지를 오갈 수 있게 되면서 생기는 가장 큰 장점은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섬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육지에서 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 섬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있다.

주민 A씨는 “무의대교가 만들어지면서 펜션을 찾는 손님이 늘어나기도 했고, 그저 조용했던 섬마을이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며 “다리가 섬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의대교 건설 전에 도로 등과 같은 기반시설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부작용도 있다. 우선 도로가 포장, 정비되지 않아 늘어난 차의 통행량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무의도 입구를 시작으로 해안가까지 이어지는 주요 도로는 왕복 2차로인 탓에 주말이면 종일 차가 막힌다. 실제로 이날 차로 10분이면 지나는 무의대교를 1시간이 걸려서 건넜다.

쓰레기도 늘어나고 있다. 관광객들이 가져온 쓰레기들을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섬에다 버리고 가기 때문이다. 어촌계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말 것을 당부하는 안내 방송도 하고 있다.

무의도 큰무리 어촌계 관계자는 “주말이면 몰려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해안가에 쓰레기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며 “어촌계에서 바다로 나가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는 방송을 수시로 하고 있지만 그때 잠시 반응을 할 뿐 쓰레기는 그대로다”고 말했다.

 

▲인천의 첫, 휴양림 무의도에 생기다

인천 최초로 국립 자연 휴양림이 무의도에 생긴다. 무의도 자연 휴양림이 생길 곳은 하나개 해수욕장 인근이다.

이날 파랑기자단은 무의도자연휴양림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무의도 자연 휴양림은 다른 휴양림에서 볼 수 없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특히 숲을 등지고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숲엔 해풍을 맞고 자란 푸른 소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는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같다. 휴양림에선 바다 건너 옹진군의 덕적군도들도 보인다.

산림청은 휴양림 조성 과정에서 주민과의 상생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휴양림 중심에 만들어질 방문자안내센터 1층엔 지역 어민들을 위한 특산물 판매장이 조성된다. 이뿐 아니라 휴양림 내 숙박시설인 숲 속의 집을 당초 16동에서 10동으로 줄였다. 이는 숙박업을 하는 지역주민들을 배려해서다.

산림청 관계자는 “휴양림을 조성하면서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상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무의도 자연 휴양림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누구나 편히 쉬어갈 수 있는 휴양림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의도 안의 작은 섬, 소무의도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잇는 다리를 건너면서 보이는 소무의도는 작은 어촌 마을을 떠오르게 한다. 실제로 소무의도는 둘레가 2.5㎞ 정도인 작은 섬이다. 본섬인 무의도에 딸린 섬이란 뜻에서 옛날에 떼무리라고 불렸다.

소무의도에 발을 딛자 바다 냄새가 듬뿍 담긴 풍경이 반겼다. 해안가에는 배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고, 길가에는 생선들이 줄지어 말려지고 있었다. 마을로 들어서면 집 담벼락마다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로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길이 좁다 보니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소무의도에서 사람들이 편안히 걸을 수 있다. 섬 외곽엔 나무 데크와 흙바닥이 번갈아 나오는 오솔길도 있다.

이날 소무의도를 찾은 관광객 B(57)씨는 “다리를 건너면서 보이는 섬의 전경이 너무 아름다웠다”며 “마을 골목들도 아기자기해서 정겹고 좋았다. 이젠 쉽게 보지 못하는 오래된 어촌 마을의 풍경을 수도권 인근에서 볼 수 있다는 게 그저 신기했다”고 말했다.

/경가람 부광여자고등학교 1

 


 

무의도 관통 주요도로 확장공사 지연 … 차량 교차조차 힘든데다 인도없어 위험

 

▲ 파랑기자단이 무의도 주요도로 확장공사 지체로 교통체증이 증가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파랑기자단이 무의도 주요도로 확장공사 지체로 교통체증이 증가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인천 중구 무의도를 관통하는 2차선 주요 도로 확장 공사가 지체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14일 무의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무의대교가 개통하면서 관광객이 늘자 주도로의 혼잡도가 증가하고 있다.

무의도 주도로는 대무의항에서 광명항 등 해안가로 이어진다. 왕복 2차선으로 이뤄졌는데 차량 두 대가 동시에 교차하는 게 어려울 만큼 좁다. 더구나 인도도 없어 보행자들의 통행도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주민들은 육지와의 접근성을 높이는 무의대교가 개통되기 전 섬 내 도로 정비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18년 무의도 주도로 확장 공사를 시작했지만 무의대교 개통 이전까지 마치지 못한 상태다.

주민들은 늘어난 차량 통행량으로 교통안전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말이면 차를 타고 섬으로 들어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교통체증도 극심해졌다. 무의도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주민 A씨는 “길은 넓지 않은 상황에서 무의대교 개통 이후 차가 늘어나 도로 정체가 심하다”며 “특히 혼잡한 주말에 공사할 때가 많아 관련 부서에 건의하려고 해도 도로 확장 공사가 더 미뤄질까 봐 지켜만 보고 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섬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년층의 교통사고 발생을 우려했다.

이영석 하나개 해수욕장 번영회장은 “차량 통행이 늘면서 어르신들은 가까운 곳에 나갈 때도 불안해한다”며 “무의도 도로 확장은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다. 왜 도로 확장 공사에 진척이 없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환경단체는 주요 도로 확장 대책이 빠르게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전에도 무의도 다리 연결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언급됐지만 사전에 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인천 섬마다 건설되는 연도교 사업에 앞선 대비책을 마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어진 파랑기자단 7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