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영 더패어런츠 편집장

한때 열풍처럼 대한민국을 휩쓸고 지나갔던 것이 있다. 바로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많은 일들이 있는 요즘 다시 그 명제를 떠올린다. 정의란 무엇인가?

TV를 틀면 나오는 사고•사건들은 새삼스런 일은 아니지만 점점 더 비윤리적이고 우악스럽다. 모난 행동들과 화가 나있는 모습들은 점점 더 화면을 가득 채운다. 왜 그렇게 모가 났을까? 왜 그렇게 화가 난 걸까? 원인은 분명 있을 텐데 해결이 쉽지 않나 보다. 만화에서는 항상 정의가 이긴다. 현실은 어떤지 모르겠다. 오히려 정의감에 불타올라 그 일을 실행했던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다쳐서 육체적, 정신적 우울을 겪는 것을 많이 봐 왔다.

정의를 위한 일을 하면 손해를 보는 건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정의를 위해 나설 수 있는지, 나의 정의는 진정한 정의인지… 사람은 사상의 노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궁금해진다.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은 진정 옳다고 생각하기에 하는 걸까? 아니면 옳지 않다고 알고 있지만 이익이 있기에 또는 손해를 볼 수 없기에 행하는 걸까? 안타깝지만 아마도 후자가 많을 것이다.

우리가 꿈꿔왔던, 사회 시간에 배웠던 정의사회 구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사회가 정의가 구현된 사회일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일까? 하루아침에 정의로운 사람이 되긴 힘들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정의를 체득하고 그것에 대한 바른 인지를 해야 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그 인지를 실제로 행동할 수 있기까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어렵더라도, 쉽지 않더라도 한발 한발 내딛어보면 어떨까.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답이 거기에 있다. 한 시대 사회가 누적되어 역사를 만들고 그 역사는 반복된다. 반복된 역사는 축척되어 또 다른 사회를 만든다. 우리는 그렇게 끊임없이 사회 속에서 역사를 만들며 살아왔다. 아이들이 역사 속에서 사회를 이해하고 사회 속에서 그들의 역사를 만들도록, 어른들은 부끄럽지 않게 올바른 정신을 갖고 바른 행동으로 정의를 보여줘야 한다. 당신의 정의는 거기에 있다. 아이와 함께 정의란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사회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