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 핵폐기장 반대운동 주역
23일 새벽 급성 뇌출혈 수술

의식 회복했으나 백혈병 의심
코로나19로 병원도 혈액 부족

건강한 남성 또는 미출산 여성
혈소판 필요 … 지역사회 관심 절실

해외 입양인의 대부이자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운동을 이끌었던 서재송(91·사진) 선생이 뇌출혈로 수술을 받고 입원 투병 중이다.

24일 서재송 선생의 가족들에 따르면 서 선생은 23일 새벽에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의식을 일부 회복한 상태이나 치료를 위해서 하루에 A+형 혈소판 5개(핀트, Pint)가 필요한 상황이다.

큰딸 서옥선 씨는 "현재 수술을 통해 혈관에 있는 혈전을 제거했으나 급성 백혈병 증상이 의심되어 혈소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혈액이 부족해 병원에서도 혈소판을 구하기 어려워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작은딸 서은미 씨는 "가족들의 혈액으로 혈소판을 공급하려 했으나 건강한 성인 남성이나 출산 경험이 없는 젊은 여성의 혈액만이 가능하다고 해 이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 선생은 1929년 인천 덕적도 출신으로 1960년대부터 인천 옹진군 덕적면, 동구 송현동, 부평구 부평동에서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고아들과 혼혈아동들을 돌보아왔다. 최근까지는 해외 입양인 가족 찾기에 헌신했다. 이 같은 공로로 서 선생은 지난 2017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선생은 부산 수산대(현 부경대) 재학 중에 유엔군 소속으로 미군 제7사단에 배속되어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에 참전하기도 했다. 이후 고향 덕적도로 귀향해 '서해 낙도의 슈바이처'라 불린 고 최분도(Benedict Zweber) 신부를 만나 1966년부터 고아와 혼혈인을 돕는 일에 전념했다.

1976년 인천 동구 송현동으로 이주한 후 최분도 신부와 함께 도시 빈민 운동, 민주화운동에도 헌신했다. 최 신부가 군사정권에 핍박을 받게 되자 아동복지시설 성원시오의집을 운영하며 지금까지 1600명이 넘는 고아와 혼혈인을 돌보아왔다.

1995년에는 호인수 신부의 요청을 받고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핵폐기장 반대 운동에도 헌신했다.

서 선생의 투병 소식이 전해지자 선생과 함께 활동했던 종교인들과 시민운동가들이 선생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혈소판 확보를 위해 지정헌혈에도 나서고 있다. 서재송 선생을 도우려면 근처 혈액원을 방문해 서재송선생의 지정헌혈을 설명하고 A+형 혈소판 5핀트가 필요하다고 고지하고 헌혈하면 된다.

박상문 인천 평생교육발전 TF 위원은 페이스북에 "많은 분의 지정헌혈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글을 남겼고,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도 쾌유를 기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