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공연계에 또 다시 매서운 한파가 불어오고 있다. 공연들이 다시 줄줄이 중단되고 취소가 되면서 관객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에 공연 관련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접촉자 및 확진자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보니 공연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고 우리 사회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얼마 전 힘들게 준비한 뮤지컬이 잠정 연기가 됐다. 지금의 힘든 상황을 보면서 공연과 뮤지컬은 산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배우를 비롯한 종사자들은 취미로 뮤지컬을 하는 게 아니라 엄연한 직업으로 공연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서는 배우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는 예술인으로만 취급하는 듯해 안타깝다.

문화예술 활동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된 후 누리는 '여가'로 생각되어 그런지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항상 일순위로 손질되기 일쑤다. 공연예술 자체를 한가한 여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활동을 하는 문화예술인은 목숨을 부지하고 생계를 이어가는 직업이요, 수단이라는 점을 꼭 알아줬으면 한다.

예술을 직업으로 삼았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노동법도 보장받지 못하고, 예술인 지원 사업들이 있긴 하지만 너무 미비해 피부에 와 닿지도 않는다. 공연 취소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너무도 치명적이다.

특히 배우들은 공연 회차 당 페이로 급여를 받기 때문에 공연이 취소되는 순간 받아야 할 페이는 모두 증발해 버리고 만다. 유명 배우가 아닌, 정말 공연으로 하루하루 먹고사는 수많은 배우들은 공연을 올리지 못하면 오늘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소상공인들을 비롯해 너무나 많은 직업인들이 피해를 겪고 있다. 부디 공연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노동자로서, 직업인으로서 인식해 주고 그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 논의가 더욱 발전된 방향성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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