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프리존, 강을 잃어버린 도시'전
'김포문화재단, 유튜브로 비대면 전시
'6·25 전쟁 피해자 트라우마 담아내고
'대치 넘어 통일이라는 경계 확장 꿈꿔
'
▲ ‘한강, 프리존, 강을 잃어버린 도시’ 전시가 김포문화재단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코로나19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시 사전예약제를 통해 오는 11월22일까지 김포아트빌리지 아트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다. 사진은 전시 전경.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70년 동안 갇혀 있던 한강 하구 남북 공동이용수역이 평화와 협력의 공간으로 복원될 수 있을까.

2018년 남북간 합의에 의해 한강 하구 공동이용수역으로 새롭게 규정된 물길인 프리존을 작가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프리존(Free Zone)의 지역적, 역사적 문제, 상속된 기억을 통한 트라우마를 주제로 '한강, 프리존, 강을 잃어버린 도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난 8일 막을 올린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22일까지 김포아트빌리지 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로 현재 김포문화재단 유튜브를 통한 비대면 전시가 진행 중이다.

김포문화재단이 2020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김승우·조두영, 이이남, 이태수, 이호진, 한호, FLOWORKS 등이 참여해 물의 국경선에 견고하게 작동하고 있는 기억을 선을 넘나드는 시선과 표현으로 선보인다. 김승우·조두영 작가는 작품 '선보가(先報歌)'를 통해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내면세계를 탐구했다. 6·25 참전용사들의 사진과 인터뷰 영상에는 참전용사가 내재한 감정, 트라우마 등이 고착되고 변이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조두영 작가는 “이번 작품은 9년여간 채집한 자료를 해석한 결과물”이라며 “6·25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어떻게 개인의 인생에 굴절됐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승우 작가는 “군복무 시절부터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촬영하며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기억을 채집해왔다”며 “우리와 같은 사회를 살고 있지만 전쟁 트라우마로 분리된 삶을 살고 있는 참전용사들의 눈 속에는 슬픔이 묻어있다”고 전했다.

이이남 작가는 '다시 태어나는 빛-기억과 치유 (Reborn Light-Memory and Healing)'를 통해 전쟁 폭력의 피해자들이 트라우마로 인해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두려워하는 상황을 빛을 통해 치유한다.

이호진 작가의 'Unlimited Thought'은 현시대의 불안정한 정세와 정치적인 대립 상황에서도 자유롭고 제한적이지 않은 장소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이 작가는 새로운 판타지인 통일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담아낼 까를 고민했다.

이태수 작가의 'Stone on the edge'는 강의 기억을 잃어버린 프리존, 강의 양쪽 경계에 대한 재해석이다. 두 개의 철판이 사람 인(人)자처럼 기대어 벽을 이루는 형태는 날카로운 긴장감을 유지하며 무용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벽 위에는 아슬아슬하게 설치된 돌이 오브제로 놓여있다. 남북문제의 긴장감, 균형감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전혜연 기획자는 “도시의 트라우마를 딛고 시민들의 활동과 상상력을 복원하고, 경계 없는 도시의 가능성을 열어보는 기회로 전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zoey05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