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천·가평 등 10곳은 '0명'
“전국적 의사 늘어야 충원 가능”

 

경기도내 의료 취약으로 손꼽히는 농촌 지역의 '의료공백'을 메울 공공보건의료기관조차 의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의사가 없어 진료를 받으려면 수십㎞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처지인데, 이들 지자체 대부분이 고령 인구여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13일 보건복지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도내 평균인 2.4 미만을 기록한 지자체는 31곳 중 절반 이상인 23곳이다. 광명·평택·동두천·과천·남양주·오산·시흥·군포·의왕·하남·용인·파주·이천·안성·김포·화성·광주·양주·포천·여주·연천·가평·양평 등이다. 의사가 부족해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다.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하는 '필요의료 미치료율(2018년)'을 보면 15곳이 경기도 평균인 8.8%보다 높았다. 예로 여주는 24.4%인데, 10번 병원을 찾으면 2번 가까이는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수원 8.1%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차이를 보이면서 농촌 지역 의료취약 현상이 뚜렷했다.

이런 이유에서 각 지자체는 보건소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을 두고 주민 생활과 밀접한 기본적인 내과 진료에서부터 한방치료 등을 하면서 의료공백을 대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도민 4만1857명을 대상으로 이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8706명(20.8%)이 보건소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도내에는 46개 보건소와 보건지소 123곳이 있다.

그러나 이런 역할을 하는 보건기관조차 의사가 없는 곳이 있다.

▲연천 2곳(연천·장남보건지소) ▲가평 1곳(조종보건지소) ▲화성 4곳(봉담건상센터·여울·동탄·동부보건지소) ▲평택 2곳(고덕·현덕보건지소) ▲여주 1곳(능서보건지소) 등 10곳이다. 이들 기관 모두 의사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곳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지소의 경우에는 진료하는 곳이기에 의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천의 경우에는 전곡읍에 유일하게 병원 2곳이 있는데 연천읍사무소 기준으로 10.5㎞나 떨어져 있고, 가평에도 조종면에 한 곳밖에 없는 상태다.

특히 이들 지자체의 경우 인구 10명 중 2명은 65세 노인이다. 이는 보건소 이용률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연천은 56%로 2명 중 1명 이상이 보건소를 이용하고 있다. 경기도 평균 20.8%보다 높고, 수원시 18.6%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격차가 크다. 가평은 34.4%, 여주는 23.8%로 나타났다.

실제 연천군 신서보건지소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의사가 없다가 올해 새롭게 충원되자 진료를 받으려는 주민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천군 보건소 관계자는 “한의학과 내과 등 의사 2명이 있는데 하루 평균 200명이 진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주시 관계자도 “일주일에 1번 해당 보건소를 비워두고 의사가 없는 곳에 출장 진료를 나가는 처지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보건지소에 의사가 없는 문제를 알고 있지만, 현재 방법이 없다”며 “전국적으로 의사가 대거 늘어야 어느 정도 확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