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백령도와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위해)시를 잇는 항로를 개설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인천지역에서는 우리나라 최북단인 백령도와 웨이하이를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으나, 항로 개설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백령∼중국 국제항로 개설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중간보고에 따르면 항로 개설 시 중국인 등의 관광객 수요는 연간 7만여명으로 추정됐다. 웨이하이•다롄•칭다오•톈진•단둥•옌타이 등 6개 도시 중국인을 대상으로 수요조사한 결과다. 설문에 응답한 중국인 가운데 39.8%는 백령도를 알고 있었다. 이 중 37.3%는 백령도를 여행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C(비용 대비 편익)도 1.60으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항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주체는 옹진군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백령도~웨이하이는 우리나라와 중국 간 최단거리로, 바닷길로 187㎞에 불과하다. 쾌속선으로 운항하면 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옹진군은 이 항로가 개설될 경우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백령도가 국제도시로 발돋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최북단 접경지역이어서 남북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때마다 충돌 위험지역으로 지목되는 백령도에 국제항이 들어설 경우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백령도~웨이하이 항로가 남북을 잇는 항로로 발전할 가능성도 이번 용역에서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국제적인 사안인 만큼 정부의 협조가 전제되어야 한다. 한•중해운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으면 항로 개설은 어려운 실정이다. 옹진군은 지난 수년간 백령도~중국 국제항로 개설을 한•중해운회담 정식 의제로 다뤄줄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백령도~웨이하이 항로의 경제성 및 타당성을 입증되었고, 무엇보다 이 항로가 남북관계에 있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부는 백령도∼중국 항로 개설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한•중해운회담에서 정식 의제로 다룰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