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랍 31일 발생한 국회 정보위 자료 열람실, 세칭 529호실 난입 및 국가 기밀문건 불법탈취 사건을 바라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선 동 사건관련 3대 쟁점이 등장하면서 여ㆍ야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3대 쟁점은 529호실 용도, 정치사찰 여부, 불법난입 문제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별칭처럼 「법대로」 처리하면 그만이다. 정치사찰 논란도 「법대로」 판단하여 정치사찰 여부가 드러나면 「법대로」 조치하면 그만이고 불법 난입문제도 「법대로」 처리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목하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법대로가 아니라 「기자들의 특종의식, 한건 했다는 식」으로 변질되고 있다는데 심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국가정보기관이 특종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에서 국가정보기관의 실상이 신문지상에 속속들이 밝혀지는 나라가 어디있는가 곰곰이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특종의식, 한건주의에 우려감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상업주의적인 신문기자들 조차 아무리 특종감을 취재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국익을 조금이라도 저해할 것 같으면 보도를 하지 않는다 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국민을 대표해서 국가를 책임져야 할 국회의원들이 소위 당리당략을 위해서 국가정보기관이 관련되어 있는 정보위원회의 자료열람실을 무단 침입, 국가정보기관자료를 임의로 공개하는 것을 볼때 과연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가존립을 염려하는 분들인지 국가 이익을 걱정하는 분들인지 심히 우려된다.

 조선시대 사색당파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설사 이익집단인 정당간에 의견 충돌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정보기관이 당리당략의 도구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본인의 주장이다.

 즉 국가정보기관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국가정보기관이 법을 위반한 일이 있으면 사법기관에서 법대로 다루면 된다. 그래서 법이 있는 것이 아닌가.

정보기관 놓고 政爭땐 國益저해

 우리나라가 지금 IMF 위기를 맞이한 것도 법대로ㆍ원칙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고 대충대충 얼렁뚱땅 일을 처리함으로 말미암은 것이고 그래서 지금 온 국민이 고통을 당하고 있지 않은가.

 설사 국가정보기관이 법을 위반했다 해도 이렇게 특종식으로 언론에 낱낱이 공개하면 국가정보기관이 어떻게 존립하겠으며 또 외국의 어느 정보기관이 우리나라 정보기관과 정보교류를 하겠는가.

 이것은 결과적으로 국익을 저해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은 우리의 적대 국가인 북한만이 박수를 치며 좋아할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진정 국가를 위한다면 대승적인 자세로 모든 것을 바라봐야 할 때인 것 같다. 국가정보기관의 보호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체제의 붕괴와 국민들의 생명까지도 노리는 북한집단과 총뿌리를 겨누며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될 것임을 첨언하고자 한다.

(이 엽 한국자유총연맹 인천시 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