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사각지대 메울 화상상담 등 시스템 변화를"
"고립·생존불안 겪는 이웃 없는지 주위 잘 살펴야"

 

“이대로 간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시민이 배가 아니라 제곱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특단의 정책변화가 필요합니다.”

신은정 중앙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8일 “코로나19로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가장 먼저 위기가 찾아오고 차츰차츰 일반인들로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등이 자살 위험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의 정신건강을 관리할 '사각지대'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다.

신 부센터장은 “우울증 환자가 약을 제대로 먹고 있는지, 환자 상태가 어떤지 눈으로 확인하고 도움을 줘야 하지만 감염 우려 탓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위험도는 높아지고 있으나 이로 인해 도울 방법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례를 들며 취약계층뿐 아니라 많은 시민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상황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가 확진자와 접촉해 2주 자가격리를 끝내고 복귀했으나 감염위험 등을 이유로 사람들이 찾지 않아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예방시스템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부센터장은 “대면이 어렵다면 화상으로도 환자와 마주할 방법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며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핫라인을 운영해 즉각 상담이 가능토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고위험 대상자는 불안한 시국이 되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며 “이들을 적극적으로 보살필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변화와 함께 이웃 간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양두석 한국생명운동연대 운영위원장은 대면 진료 서비스 등이 축소된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이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19로 삶은 불안정성하고 불확실한 미래의 생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갇힌 듯한 불안감에 압박을 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삶이 무너져 내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이웃들의 따듯한 관심과 손길이다. 공존과 배려의 마음으로 주위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취약계층이 주변에 있으면 직·간접적으로 잘 지내고 있는지, 또는 어려운 점은 없는지 확인하는 등 벗이 되어야 하고, 응원의 메시지도 전달해야 한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해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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