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 배출 문제로 논란을 빚은 안양 연현마을 내 아스콘 공장이 그동안의 운영 중단을 뒤로하고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맞서 안양시는 고발 등 강경대응을 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3일 안양시에 따르면 연현마을 내 아스콘 공장을 운영하는 A업체는 지난달 21일 공장을 시험 가동했다. 본격적인 공장 가동에 앞서 시험 가동으로 관련 기계 등 점검에 나선 것이다.

A업체 관계자는 “더는 공장 운영을 뒤로 미룰 수가 없다. 수년째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4자협의체까지 운영을 멈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에 이달 중 공장을 재가동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A업체의 아스콘 공장은 2017년 3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검사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a피렌'이 검출돼 같은 해 11월 도로부터 공장 사용 중지 명령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A업체가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사실상 도가 공장 운영을 막을 길이 사라진 셈이다.

도 관계자는 “아스콘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선 도에 '대기배출시설 및 방지시설 가동개시'를 신고해야 하고 시에는 '악취배출시설 가동개시' 신고를 해야 한다”며 “해당 업체는 2018년 7월 도에 가동개시 신고를 해 공장을 재가동하더라도 불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A업체는 악취배출시설 신고와 관련해 안양시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에선 안양시가 승소했으나, 2심에선 업체가 승리하면서 결과가 뒤집혔다. 결국 최종 대법원 판결만 남은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A업체가 2심 승소를 근거로 공장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는 데 있다. 반면 안양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 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공장이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자 지역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한다. 초등학교와 가까운 아스콘 공장이 재가동된다면 아이들이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연현마을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건강한 연현마을을 위한 부모 모임' 관계자는 “도와 시 등에 민원을 넣었으나 막을 방법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학부모 입장에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발암물질이 나오는 공장이 재가동을 준비하는 만큼 지방정부가 나서 안전 점검 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시민 공원 사업 역시 빨리 추진돼 공장 가동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양시 관계자는 “공장 가동에 대한 소송 결과를 두고 업체와 시가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며 “시는 업체의 공장 가동 조짐이 명백한 불법이라고 판단, 이에 대한 사법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