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으로 경기지역이 어수선하다. 주민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자신의 어려워진 처지에 속을 앓고 있다. 누구나 말한다. '다들 어려운 시기'라고. 하지만 이때도 남을 생각하는 주민들이 등장했다. 조금이라도 '마을이 안전했으면', '의료진이 힘을 냈으면', '위기에 놓인 이웃이 치유됐으면' 하는 마음이 그들을 움직였다.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수원시와 산하기관 등에 수십 차례 지원물품을 보냈다. 마스크, 소독제를 비롯해 간식 종류는 품목을 세기도 어려울 정도다.

시로부터 '단골 응원팀'으로 불리는 주민들은 밤을 지새우며 수천개의 손 소독제를 제작해 소상공인•환경미화원 등에게 전하는가 하면 재난지원금도 기부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차 확산되자 주민들은 또 분주하다. 시 방역 담당 직원들에게 음료수 등을 전달했고, 앞서 마을버스 기사들에게 소독제를 건넸다.

우리 동네 '감염병 지킴이'를 자처한 주민들도 있다. 섭씨 30도에 육박한 지난 25일 주민과 상인 수십명이 수원 구매탄시장 일대부터 아주대 삼거리까지 200m 가량을 소독했다.

이날 고양시에서도 무려 1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버스정류장, 공원, 공공화장실 등 다중이용시설 750곳을 돌며 방역했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힘을 보탠 주민들에게 기자가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은 공통적이었다. “아무리 어려워도 서로를 지켜줘야죠.”

화성시 동탄신도시 주민들은 한국도로공사 인재개발원이 정부로부터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문제를 놓고 성숙한 배려의식을 자랑했다.

인근에 수만 명이 거주하고 학교•유치원이 있어 시가 직접 우려를 표명했지만, 주민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찬•반 문제가 아니다. 다같이 힘을 보태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는 환자 치료에 애를 쓰고 있는 의료진들을 위한 응원물품이 줄지어 도착한다. 의료진은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정말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1차에 이어 2차 유행을 타고 온 코로나19가 주민들의 선의(善意)에 다시 패배했다. 감염병이 제아무리 무서워도, 퍼져나간다고 해도 주민들은 지지 않고 연대의식과 이타심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가 전대미문의 위기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들이 존재하기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