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6일 국회 529호실 미공개 문건 47건을 추가로 공개함으로서 대여 공세의 힘을 더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날 공개된 문건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 개개인에 대한 동향파악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안기부의 「정치사찰」 행위를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한나라당의 주장과는 달리 이날 공개된 문건의 상당 부분은 이미 공개된 자료를 모아놓은 것에 불과했으며, 개인적인 메모도 있어 「일반적인 정보 수준에 불과한 내용」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결국 한나라당이 제기한 「정치사찰」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함량이 떨어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일 공개된 「내각제 추진 관련 정치권 입장 및 전망」 보고서 등과 같이 정치사찰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번 2차 공개 문건을 통해 안기부가 한나라당 LㆍS의원, 국민회의 KㆍHㆍJ의원 등 여야의원의 탈당 가능성, 비리 및 외부청탁 내용 등 정치인 개개인에 대한 동향을 파악해 온 사실이 드러난 만큼, 안기부의 정치사찰은 명백히 입증됐다고 말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같은 동향 보고서가 상부로 보고돼 「존안카드」 형태로 보관되고 있을 가능성과 함께 이를 정치권 통제용 자료로 활용하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안기부 직원인 안모씨가 지난해 12월28, 29일 이틀간 국민회의 K실장, 자민련 K차장, 한나라당 P차장 등 8명에게 각각 오찬과 만찬을 제공하고 40만원을 사용한 내용이 기록된 「여야 3당 원내총무실 직원과의 협조관계 구축」 문건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1차 공개문건에서 국회 사무처 직원들을 정보원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난데 이어 이번 문건을 통해 안기부가 3당 원내총무실까지 정보망 체계를 구축, 지속적으로 향응을 제공함으로써 조직과 인원, 예산이 뒷받침 된 공작정치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안기부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안기부 국회 연락관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3당 관계자들과 유대관계를 맺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 정보망구축으로 탈바꿈했으며, 정치권 주변의 소문을 정리한 것을 사찰로 과장, 호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날 공개된 문건에는 국회 「돔」지붕 변경관련 사무처 해명자료, 국회 사무처 구조조정 관련 메모, 안기부법 개정절차등 잡다한 내용들이 많아 정치사찰과 연관지을 만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결국 한나라당의 「2차 문서공개」는 1차 공개때와 마찬가지로 사실입증보다는 여야간 「공방전」의 수위만을 높혔다는 평가다.

〈조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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