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역병에 영험하다니 코로나를 가두자
▲ 언덕( 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솥( 력)을 설치한 후 싸움을 막는다(隔격). /그림=소헌

 

하루에 수백 명씩 코로나 확진자를 발표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겼는데, 이틀 전 주변 지인들이 자가격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는 ‘이제 올 것이 왔구나’하며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급기야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해 생활습관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도 그렇지만 월세로 꾸려 가는 자영업자의 경제에 큰 영향이 끼치게 되었으니 어찌하랴.

노예가 머리를 조아리며 주인의 발에 입 맞추는 데에서 유래한 순종과 숭배를 가리키는 예배禮拜는 오로지 유일신에게만 허용한다. 죄와 불의가 가득한 세상을 떠나 교회에 모여 찬양하는 예배는 그들만의 격리隔離다. 그 마지막 단계는 헌금이며 야훼가 가장 기뻐한다고 설파하는 변형된 기독교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작 예수는 “내게 예배하라”고 한 적이 없는데.

격부소열(隔釜燒熱) 뜬 솥도 달면 힘들다는 4자속담이다. 불에 둔한 솥도 달구어지면 만지기 어렵다는 뜻으로 성격이 무던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한번 성나면 무섭다는 것을 비유한다. 예배는 목숨과 바꾸어야 한다는 넋 빠진 목사들 때문에 가마솥처럼 묵직하고 참을성 많은 대다수의 신앙인들이 성났다. 누가 봐도 솥단지를 돈단지로 여기는 모습이 아니겠는가?

 

隔 격 [막다 / 사이 뜨다]

 

①이른바 한자韓字의 자모음이라고 하는 부수는 214자로 이루어졌다. ②_(력)도 그중 하나인데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다리가 셋 달린 솥이다. 세워 둔 상태에서 불을 지펴 음식을 조리한다. ③_(솥 력)은 음식물이 불에 직접 닿는 것을 막아 주어 _(막을 격)으로도 쓴다. ④전쟁이 나면 언덕(_/阜부)에서 조금 떨어진(隔격) 곳에 진지를 구축하고 취사반(_력)을 설치한다. 이는 싸움을 막으려는(隔격) 기본적인 조치다.

 

離 리 [떼어놓다 / 떠나다]

 

①_(떠날 리)는 _(머리 두)와 凶(몸 흉)과 _(발자국 유)가 합쳐진 까다로운 글자다. 새장 안에 갇혔던 새의 머리(_)와 몸(凶)은 날아가고 발자국(_)만 남겨 놓았다. ②_(리)와 모양이 비슷한 禽(날짐승 금)은 날아가는 새를 그물(人)로 씌워 ‘사로잡다’는 뜻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새’로만 쓴다. ③離(떠날 리)는 모였거나 잡혔던 새들(_추)이 그물(人)에서 벗어나 다시 무리를 지어 떠나는(_리) 것을 구체적으로 만든 글자로서 이별離別이라는 의미로 쓴다.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 대표가 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문재인 구속이 최고의 방역’ 팻말을 들고 방역정책을 규탄하더니, 한술 더 떠서 대통령을 상대로 위자료청구소송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행정조치에 대해 한교총(한국교회총연합)은 ‘산소호흡기를 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교연(한국교회연합)에서도 소속 회원들에게 ‘예배를 멈추지 말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더 센 놈이 온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한강토를 할퀴고 간 태풍 ‘바비’보다 더 강한 ‘마이삭’을 두고 하는 말인데, 코로나 재확산 위험으로 생각했다. 어쩌면 틀린 말은 아니다. 수도권에는 인구의 절반이나 되는 사람이 산다. 더욱이 지난 2월 신천지 사태 때 창궐한 바이러스보다 감염전파력이 몇 배나 강하다는데,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어찌 솥뚜껑 보고 놀라지 않겠는가? 한 가지 방법은 있다. 교회는 역병에 영험하다고 하니 ‘코로나19’를 그곳에 격리隔離하고, 거기 있던 빛과 소금은 세상을 향해 뿌리는 것이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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