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 경기 서부취재본부 부장

시민의 혈세로 추진하는 관급공사의 부실시공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명시가 발주한 공사의 부실시공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 최초 평생학습 도시를 선언하며 평생학습에 주력하는 광명시는 2019년 3월 개관을 목표로, 200억원의 공사비를 계획해 철망산에 평생학습원 이전 공사를 시작했다. 당초 200억원이던 공사비는 설계변경 등으로 299억원으로 증액됐다. 게다가 수시로 공사가 중단됐다. 심지어 하도급업체의 공사비 미지급, 현장소장 잦은 교체 등 내부 사정으로 준공이 계속 연기됐다. 광명시민의 관심 속에 이어지던 관급공사는 준공이 연기되며 따가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야 했다.

현충근린공원 내에 87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8년 9월 공사를 시작한 연서도서관도 공사 중단이 이어졌다. 공사를 시작한 업체가 부도를 내면서 수개월 동안 공사가 중지된 것이다. 2019년 7월 준공, 같은 해 12월 개관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아직 개관을 못하고 있다.

연서도서관은 인근 도로 파손, 침하, 인접한 주택가의 사생활 침해, 주차장 부족 등 수많은 민원을 만들고 있다.

12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8월16일 개관한 광명시 하안노인종합복지관도 부실시공 의혹이 여전히 제기된다. 개관하기 전부터 하안노인복지관 신축 건물에서는 곳곳에서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올 3월에는 하안노인복지관 건물 2층에 입주한 대한노인회 광명시지회 사무실이 물바다가 됐다. 대한노인회 광명시지회는 지난해 10월 사무실을 복지관으로 이전해서 수차례 누수 피해를 보았다.

최근에는 소하동에 있는 개운어린이공원 및 주차장 공사가 말썽이다. 지난 7월 준공을 한 개운어린이공원은 부실공사로 인해 공원 바닥이 무너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끔찍한 사태를 지켜본 인근 주민들은 “유아와 어린이가 사용하는 공원은 더욱 안전해야 하는데 바닥이 꺼져 깜짝 놀랐다. 아무리 관급공사라지만 한 달도 안됐는데 땅이 꺼지는 것은 광명시 담당 공무원들이 관리감독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증거 아니냐”고 따지며 “이런 부실시공을 모르고 동네 어린이가 공원에서 놀다가 다치는 사고라도 벌어졌으면 어쩔뻔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개운어린이공원 공사는 소하동 구도심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공원 하부에 지하주차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광명시는 개운어린이공원과 주차장 조성 사업에 대해 소하동 구도심에 주차장을 신설하는 '도시활력 증진사업'이라고 밝혔다. 46면의 주차공간에 공사비 42억원, 개운어린이공원 24억원 총 66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8월 초 이어진 장마로 신축된 개운어린이공원과 지하주차장은 사용을 못하고 마비됐다. 광명시의회 의장과 위원장들은 부랴부랴 부실공사 현장 점검을 하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길게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시민들은 지쳐간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지난 30일부터 강화된 방역조치로 영업정지 소식이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억, 수백억 공사가 부실시공됐다는 뉴스는 서민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공무원에게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일상이 무너졌지만, 행정은 더욱 건실히 기본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