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여행사들 '사실상 폐업' 상태
정부 대출·사비로 근근이 버티는 중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며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의 여행사들의 숨통 역시 막혔다.

지난 27일 찾은 중구 인현동 한 여행사 사무실은 임시휴업 안내장과 함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고객님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부득이 임시휴업을 결정하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구 답동 한 여행사 역시 평일 오전임에도 셔터가 내려진 상태였고, 통화도 되지 않았다. 규모가 큰 여행사 외 소규모 여행사들은 이처럼 대부분 영업을 중단하고 연명만 하고 있는 수준이다.

중구 소재 여행사 대표 A씨는 “코로나 이후 수입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직원 한두명 두거나 1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여행사들은 폐업 신고만 하지 않았지 사실상 다들 폐업 상태”라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여행객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리는 빈곤 속 풍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관광업계는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옹진군에서 20년 넘게 여행사를 운영한 B대표. 코로나 발생 초기 수입이 0원에 가까웠지만 코로나가 다소 주춤하고 성수기를 맞으며 전년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씩 관광객을 유치해왔다.

하지만 최근 서울 광복절 집회와 사랑의제일교회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퍼지며 관광객은 다시 뚝 끊겼다.

여행사를 유지하고 있는 동력은 '빚'이다. B대표는 정부에서 지원한 관광사업체 특별 대출 등으로 마련한 3억원과 사비로 직원들 월급을 주며 근근이 버틸 뿐이다.

B대표는 “주말에는 가족 단위, 주중에는 단체에서 온 손님이 많았는데 이제 단체로 오는 사람들은 없다”며 “인천과 달리 울릉도는 주중 주말 관광객들이 꽉꽉 차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와 함께 여행사를 끼지 않는 자유여행객들이 늘어난 점도 여행사의 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항공권과 숙박 등을 개인 일정에 맞춰 설계할 수 있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서비스가 생겨난 것이 대표적이다.

B대표는 “개별 여행이 많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에 코로나까지 겹쳐, 이건 인재도 아니라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며 “올해 내내 힘들 것이라 예측해 대출 받은 걸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내년에도 계속 이런 상황이라면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할지 규모를 줄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천 서해5도를 오간 방문객은 83만9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줄었다. 하지만 여행업체들은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방문객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탐사보도부



관련기사
[코로나19 생의 틈을 엿보다] 5. 집콕처럼 펜션콕, 인천 여행업 생존 기로 일촉즉발 코로나19 시국에서 '참아야지'하면서도 지난여름, 이민주(41·인천 부평구)씨는 가족 여행을 두 번 다녀왔다. 등교하지 않는 아이들이 긴 장마로 어두컴컴한 집에서 시간을 감내하고 있었다.아이 키우면서도 116㎡ 크기 아파트가 지급처럼 답답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지난 7월 초에는 강원도로, 8월 셋째 주에는 인천 강화도에서 이틀씩 묵는 데 든 비용만 200만원 남짓. 절반 이상이 숙박료로 쓰였다.사람 접촉을 줄일 수 있는 독채와 독립적 편의 시설까지 갖춘 펜션들은 성수기 주말 하루 20만원을 넘기는 건 예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