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8일은 '세계 고양이의 날'이었다. 2002년 국제동물보호기금(IFAW)이 고양이에 대한 인식개선과 인간들과 함께한 고양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고양이는 행운과 다산의 상징이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검은 고양이를 신성시했는데 이집트의 신 바스테트(Bastet)가 검은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의 켈트 신화에서는 요정이 주로 검은 고양이의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그들이 집이나 마을에 나타나면 행운이 온다고 여겼다.

요즘은 그림, 영화, 소설뿐만 아니라 그림책과 동화책에도 다양한 고양이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최근 모바일 게임 '고양이는 정말 귀여워'는 다운로드 수가 100만을 넘겼다. 플레이어가 고양이 집사가 되어 자신만의 마을을 만들어 나가는 게임으로 네티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먹이를 잘 주며 그저 쓰다듬어 주면서 숨은 고양이를 찾고 돌보는 단순한 구성이다. 이른바 '방치형 게임'으로 불리는 이 게임 속에서 적어도 모든 것은 다 예측 가능한 미래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와 정반대다. 두 달 가까운 장마와 폭우에 이어 폭염이 뒤를 잇고, 코로나19는 다시 2차 대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종교를 빙자한 일탈과 이를 옹호하고 방관한 자들이 저지른 무지는 마치 18세기 흑사병의 시대를 연상케 한다. 국제정세는 자국의 이익만 우선하는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예측은 불가능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강화군 교동도 어느 마을을 지나가는 데 창문에 앉은 고양이가 필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무언가 말을 건네는 듯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오만과 방자가 불러온 전대미문의 재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절절매는 인류의 모습을 보며 그 도도한 고양이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인간들이여, 지금은 자성하고 자중해야 할때라옹~.”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