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배후단지 전통적 하역·저장공간
제조·금융·주거·비즈니스 공간 변모
중국·네덜란드 등 복합 도시화 발전

인천항, 관련산업 부재·정부투자 미흡
대중 중심 항만에도 기대부응 못해

인천항 임대료, 공시지가 기준 책정
자유무역지대 우대 적용 부산 4배 수준
평택 5배·광양 13.5배 경쟁력 감소

인천항만공사 756.5만㎡ 단계별 공급
공시지가·임대료 상승 악순환 끊고
정부·시, 비전 제시 물류도시 모색해야
▲ 항만배후단지는 하역 및 저장기능을 하면서 제조기능, 부가가치 창출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을 보유한 인천이 물류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복합물류 도시공간 창출방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인천신항 배후단지 전경.

 

▲ 북항배후단지 전경 .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 아암 물류 1·2단지 전경.

 

항만배후단지는 하역 및 저장기능을 하면서 제조기능, 부가가치 창출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항만을 중심으로 배후부지 조성에 나서면서 활성화되고 있지만 세계적인 흐름인 비즈니스, 금융, 주거 등 광범위한 지원서비스를 갖춘 복합물류 도시공간으로 변화하지는 못하고 있다.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을 보유한 인천이 물류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항만배후단지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갖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복합물류 도시공간 창출방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변화하는 항만배후단지

기업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통합적 물류관리체계의 도입에 따라 항만배후단지는 전형적인 물류서비스인 수송, 보관, 하역 기능은 물론 라벨링, 어셈블리, 반가공 및 기타 고객 서비스 등 부가기치 서비스를 부가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싱가포르, 네덜란드, 중국 등 주요 물류선진국은 20여년전부터 항만 배후단지에 주목해 본연의 물류단지와 비즈니스 기능을 가미한 복합 도시화로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 항만이 수출입 화물 거점에서 산업, 종합물류, 관광, 친수공간, 국제교류의 장으로 기능이 확대, 발전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항만배후단지는 산업과 물류, 도심기능까지를 포괄하는 기능으로 복합물류 도시공간으로 변화되는 추세인 것이다.

중국 상하이 양산항의 린강신도시가 대표적이다. 물류산업을 중심으로 아예 신도시까지 만들었다. 양산항과 연계한 링강신도시는 300㎢를 5개의 단지로 구분해 물류 및 산업단지(일반공업 101㎢, 중화학, 첨단산업, 물류단지 21㎢)를 조성해 일자리를 만들어 신도시로 발전시켰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마스블락테는 항만 등 물류기능과 산업단지를 접목해 집적화, 클러스터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해양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했다. 마스블락테는 전체 2000만㎡중 650만㎡는 컨테이너항만으로 사용하고 200만㎡는 유통시설, 나머지는 화학공업 및 산업단지로 개발해 운영중이다.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 칼리파항 산업단지는 항공중심도시 두바이의 성공을 항만에 적용한 사례다. 칼리파항 산업단지(KIZAD)는 자유무역지대(100㎢)와 산업단지로 구분해 417㎢를 건설중이다.

▲인천항 배후단지

항만 선택시 항만의 화물처리 능력뿐 아니라 항만이 제공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의 다양성 및 기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배후단지에서 단순 화물 집하 기능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하는 이용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항만배후단지의 기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항만배후단지를 개발운영하고 있지만 물동량 창출과 고용, 부가가치 물류활동, 투자유치 등 항만의 성장을 견인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천항은 수도권 수출입 및 남북경협 활동 지원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물류환경변화에 대비한 여유부지 및 친수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지정됐다. 인천항은 한반도 중서부, 중국과 최단거리에 위치해 수도권의 경제성장 거점 및 대중국 교역의 창구역할을 수행하면서 세계 물동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동북아지역 내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중심항만이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는 항만관련산업의 부재로 인한 낮은 부가가치와 정부의 재정투자 미흡으로 민간개발에 치중하면서 높은 임대료로 인한 경쟁력 저하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 7월 인천항발전협의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김운수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항만배후단지 운영과 자유무역지역'의 강연을 통해 인천항의 전체 부가가치는 2조1000억원으로 상하이항 16조8000억원, 싱가포르항 16조5000천억원, 로테르담항 14조3000억원은 물론 부산항 5조8000억원에 비교해 턱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인천항은 항만하역 중심으로 전체 부가가치의 59.7%를 점유해 상하이항(33.3%), 싱가포르항(19.1%), 로테르담항(17.3%)과 비교가 된다.

2018년 기준으로 국내 항만배후단지는 인천항이 85만5000㎡으로 부산신항(234만7000㎡)은 물론 광양항(200만3000㎡), 평택·당진항(93만5000㎡)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나 매출액은 인천항이 6564억원으로 가장 높고 부산항(4291억원), 광양항(2552억원), 평택항(1322억원)순으로 집계됐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항만배후단지 운영의 어려움을 조사한 결과 인천항은 높은 임대료와 관리기관 별 상이한 관리기준, 단순보관 위주의 수출입 보세창고 역할에만 한정된 업무범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인천항의 월·㎡당 임대료는 인천남항 아암물류단지 1367원, 인천북항 1507원, 인천신항 1964원으로 평균 1613원에 달한다. 반면 부산항은 2013년 우대 임대료 43원, 기본 임대료 281원에서 2019년 우대 321원, 기본 482원으로 상승했지만 인천항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는 인천의 경우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부과한 반면, 부산의 경우 자유무역지역 적용에 따른 우대 임대료와 비적용 기본 임대료로 부과하기 때문이다. 광양항의 경우 우대 129원, 기본 258원, 평택항의 경우 우대 500원, 기본 700원을 적용하고 있다.

2017년 기준 다른 항만의 기본 임대료와 비교할 경우 인천항의 임대료는 최소 5배(평택항)에서 최고 13.5배(광양항)가 높은 셈이다.

이 같은 격차는 점차 더 벌어지고 있다. 인천항의 공시지가가 터무니 없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2017년 소비자 물가지수가 16.4% 증가한 반면 아암물류2단지 공시지가는 156%, 아암물류1단지는 92.5% 상승했다. 2011~2019년 연평균 부산항은 4.0%, 광양항은 6.2% 상승한 반면 아암물류2단지는 15.5%나 상승했고 북항배후단지는 19.1% 상승했다.

김운수 연구위원의 '인천항 항만배후단지 개발 및 운영에 대한 개선방안연구'(2019)에 따르면 인천항 물류기업은 같은 매출 발생에도 평택항에 비해 16~19%, 광양항에 비해 23~25%의 매출이익을 실현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복합물류 도시공간 창출에 나서야

인천항의 높은 임대료는 곧 인천항만공사 수입과도 직결된다.

공시지가 상승률에 비해 임대료 상승률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인천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시지가는 광역자치단체가 결정하지만 이해 당사자의 의견이 중요한 결정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해 당사자인 인천항만공사가 공시지가를 높이고 이를 기준으로 임대료로 책정해 결국 인천항만공사 수입이 증가하는 구조를 갖는다. 반면 물류기업은 높은 임대료로 경쟁력이 저하된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항은 2030년 목표연도를 기준으로 개발여건 등을 감안해 756만5000㎡를 단계별로 공급할 계획이다.

인천항 물류기업들은 올 하반기 인천신항 복합물류클러스터 I단계 1구역 1차 잔여부지(7만5097㎡), 인천신항 콜드체인(냉동·냉장 화물) 클러스터 조성사업(22만9000㎡), 인천항 전자상거래 특화구역으로 지정된 아암물류2단지 내 25만㎡ 임대 사업자 결정이 앞으로 인천항의 임대료 산정에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류기업 관계자는 "인천항 물동량 창출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공시지가 상승, 이에 따른 임대료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면서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가 복합물류 도시공간 창출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부응하는 비전을 제시해야 인천이 물류중심도시로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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