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경기북부 지자체들 청각장애 민원인 배려 부족...“민원 담당자 투명마스크 쓰길”
/사진출처=연합뉴스

 

의정부시와 가평군 등 경기 북부 일선 시·군이 청각장애인을 배려한 행정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데, 입 모양을 보고 의사소통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투명마스크(Lipview)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민원을 보는 청각장애인들이 불편을 호소한다.

11일 의정부·포천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민원실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 담당 공무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를 처리한다.

그러나 청각장애인이 담당 공무원의 입 모양을 보고 의사소통하는 투명마스크는 없는 상태다.

현재 민원실에 투명마스크를 비치해 청각장애인이 방문할 때 담당 공무원이 착용하는 곳은 동두천시와 연천군뿐이다.

의정부·양주·파주·고양·구리시와 가평군 등 나머지 8개 시·군엔 이런 투명마스크가 없다.

이 때문에 북부지역 청각장애인들은 '공공기관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청각장애인은 “마스크는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유용한 도구다. 반면 청각장애인에겐 소통의 벽이 된다”며 “보청기를 끼거나 수어를 하더라도 결국엔 입 모양과 표정을 봐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공무원이 일반 마스크를 쓰고 업무 처리하는 경우가 잦아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농아인협회 의정부시지회 관계자도 “공적 영역에서 청각장애인을 배려하는 의식이 낮다”면서 “민원 업무를 원활하게 볼 수 있게끔 공무원들이 투명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투명마스크는 없다. 다만 청각장애인이 오면 마스크를 벗고 업무를 처리한다”며 “향후 이런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포천시 관계자도 “향후 투명마스크를 구매해 직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라며 “현재 민원실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확성기를 설치해 의사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북부지역 청각장애인은 총 2만574명이다.

고양시가 5645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남양주시 3777명, 의정부시 2713명, 파주시 2711명, 양주시 1360명, 포천시 1197명, 구리시 1109명, 동두천시 816명, 가평군 751명, 연천군 495명 순이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