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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순환형 경제를 통한 골목상권 복원하기
[경제칼럼] 순환형 경제를 통한 골목상권 복원하기
  • 인천일보
  • 승인 2020.07.30 16:23
  • 수정 2020.07.30 16:23
  • 2020.07.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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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국민경제를 넘어 지역경제를 피폐화시키고 있다. 지역의 소비와 투자를 얼어붙게 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러한 수요를 진작시키는 동력으로서의 금융 상황을 보더라도 지역에서는 돈이 돌지 않는다. 이와 같은 지역경제의 전반적 침체 국면 하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곳의 '골목상권'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골목'의 경제뿐만 아니라 그곳의 공동체 또한 심각한 위기에 빠지기 시작했다.

'골목상권'이 다시 살아나지 않는 한, 지역경제도 지역공동체도 복원되기 어렵다. 특히 지역 시민 소득의 절반 이상이 서울 등 타지에서의 소비로 유출되고 큰 비중의 지역 금융자금이 외부의 자금수요에 투융자되고 있는, 또 지역 기업의 원자재 또는 중간재가 지역 내에서 조달되지 않는, 즉 지역 차원의 자기 완결성의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져 왔던 우리 인천에서는 그 '골목상권'이 더 더욱 피폐화되고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골목상권'은 지역 내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소경제공간이다. 그런데 이것이 갖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 작은 공간의 주민들이 공급자이자 수요자로 플레이한다는 점이다. 골목상권에서 슈퍼를 운영하거나 또 그곳에서 빵과 과자를 만드는 주민이 즉 그곳의 상권에서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라는 것. 바꿔 말해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수요와 공급 주체의 활동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더 큰 규모의 경제, 즉 지역경제 또는 국민경제에 비해 '골목경제'에서는 수용자와 공급자가 거의 동일하다는 의미다.

사실 이런 측면에서 골목의 경제에는 매우 중요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골목을 위한 대화와 집단행동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반적인 경제구조와는 다른 공간적 특성 및 새로운 경제운영 방식의 가능성을 갖는 '골목경제'를 복원하기 위한 지자체 정책과 시민실천의 방향은 다음과 같이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

첫째, '주민이 직접 주도하는 지역순환형 경제'를 지역사회의 중요한 어젠다로 내걸어야 한다. 즉 특정 골목의 공급과 판매가 그곳의 소비 또는 투자와 같은 수요에 높은 수준으로 매칭되는, 그런 자기 완결적인 지역경제를 소규모 골목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또 시민운동적으로 지향해야 할 때가 왔다. 영국의 작은 도시 브리스톨이나 일본의 키타큐슈의 노력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둘째, 지역경제를 살려내기 위해 그 지역 또는 골목 외부의 자본이나 기업을 유치하는 것에 의존하는, 지금까지의 지역경제정책의 기조를 접어야 한다. 적어도 지금까지 인천에 유치된 대기업들만 보더라도, 그들은 지자체의 전면적인 행정적 지원을 받고 또 그것을 토대로 우리 지역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다시 우리 지역으로 또 골목으로 그들을 재투자하지 않는다. 즉 원재료, 중간재를 골목의 산업구조로부터 조달해오지 않았던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자체는 그저 지역 상권을 지원하는 단면적인 정책에 그치지 말고 지역의 생산이 지역의 소비 및 투자에 매칭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그런 지역산업정책적 차원의 골목상권 지원정책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셋째, 앞에서 언급한 '골목'이 갖는 수급 주체의 공간적 특징을 적극 고려하여 지역 내 생산과 소비 및 투자의 조직화 역시 지자체와 시민운동의 새로운 과제로 설정돼야 한다. 즉 여러 골목에서 그곳의 생산자와 판매자가 또 소비자가 조직화된 이들이 서로 골목의 수요를 양과 질의 차원에서 다면적으로 의식하여 생산량, 판매량, 생산가격, 판매가격, 상품의 질 등을 상품가격의 상하운동에 맡기지 않고 그 전에 사전적인 합의를 통해 결정함으로써, 그 골목의 지역착근적 소비를 이와 같은 대안적인 경제 수급조정 방식을 통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세계적인 지역경제 연구자이자 운동가인 일본 교토대 오카다 도모히로 명예교수에 의하면, 지역경제의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은 그 지역 내에서 사회적으로 조직화될 때 비로소 그 시장 내 공급과 수요가 양적으로 또 질적으로 균형을 이루게 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여기서의 '사회적으로 조직화된다는 것', 이는 골목상권을 지역순환형 경제의 관점에서 복원하고자 하는 골목의 생산자, 판매자, 그리고 소비자들이 탈시장적, 공동체적 골목경제 수급조정을 위해 취하는, 이른바 시장(Market)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주민주도적, 대안적 대응임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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