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지자체 간 갈등 고조]

과천시, 기본계획대로 정부청사역 원안 고수
“속도하락 급행 취지 퇴색 … 인덕원역 반대”

안양시, 인덕원역 정차 반드시 관철
“환승시간 최대 16분 단축 … 10년 전부터 준비”

의왕 시, 의왕역도 정차!행정력 총동원
“교통체증 대책 절실 … 서울 출퇴근 30분 열망”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정차역 추가 건설을 두고 경기 중부지역 지자체 간 찬반이 엇갈리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샅바 싸움이 한창이다.

기획재정부는 2018년 12월 양주 덕정에서 수원을 잇는 총연장 74.2㎞, 10개 역으로 구성된 GTX-C 노선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현재 국토부에서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 중이며 2026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15 총선에서 일부 후보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정차역 추가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불을 붙이면서 논쟁이 최근엔 민간시민단체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시민단체는 도심 곳곳에 정차역 추가 신설과 원안 추진 고수라는 상반된 현수막을 각각 내걸고 커뮤니티를 통해 이해득실을 따지면 지역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자체 간 진흙탕 싸움에 본래 취지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자칫 잘못하면 완행열차로 둔갑할 수 있는 형국이다.

과천시는 기본계획대로 정부청사역 원안 고수를, 안양시는 인덕원역 추가 정차를, 의왕시는 의왕역 정차를 주장하고 있다.

GTX-C 노선 정차역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자체별 입장을 살펴본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


과천시, 기본계획대로 정부청사역원안고수

 

“GTX-C 노선은 고질적인 수도권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정부에서 10여년 간의 연구와 검토를 거쳐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원안대로 조속히 추진되기를 바랍니다.”

과천시 강민아 교통과장은 GTX-C 노선 사업은 수도권 주요 거점 간 30분대 도착을 목표로 추진돼왔다며, 급행열차를 완행열차로 만드는 안양시의 인덕원역 추가 정차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GTX-C 사업은 '2008년 수도권 신개념 광역교통수단 도입방안'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2018년 12월 최종적으로 과천청사역으로 확정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올해 본격 추진을 앞두고 있다.

과천시는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안양시가 인덕원역 추가 신설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GTX-C 사업을 반쪽짜리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미 확정된 대로 추가 정차역 없이 조기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 간 거리는 3㎞에 불과해 둘 다 정차하는 방식은 표정속도 하락 및 전체 사업비 증가로 경제적 타당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과천시의 입장이다.

또 항간에서 제기하고 있는 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 간 교대 정차 방식은 최소 운행 간격을 20분 이상 증가시켜 광역급행철도라는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천시는 지난 수십년간 광역교통시설의 공급과 운영 측면에서 소외됐을 뿐 아니라 통과교통 위주의 교통체계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감내해야 했다.

여기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식정보타운, 주암지구, 3기 신도시 개발 등이 완료될 경우 인구는 현재의 3배 수준인 약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만성적인 교통정체를 해소할 조기 광역급행철도 건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강민아 과장은 “정부가 10여년에 걸쳐 연구와 타당성 검토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한 사업인 만큼 원안대로 조속히 추진해 지역 간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


안양시, 인덕원역 정차 반드시 관철

 

“GTX-C 노선의 안양 인덕원 정차는 안양시민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교통복지로 반드시 실현돼야 할 역사적 사명입니다.”

안양시의 GTX-C 노선 인덕원 정차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고도 단호하다.

안양시는 전문기관의 인덕원 정차 사전 타당성 용역 결과 기술적·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드시 이를 관철하겠다는 결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용역 결과 GTX_C 노선이 인덕원에 정차하면 다른 철도와의 환승 시간을 최대 16분 단축할 수 있으며, 인근 지자체의 철도 접근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GTX_C 노선은 하루 4만1000여명, 인덕원_동탄 노선 하루 8000명, 월곶_판교 노선은 하루 6000명가량이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는 이런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GTX_C 노선의 인덕원 정차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도 인덕원 정차에 대한 열망에 힘을 보탰다.

각급 기관, 사회단체 대표 등은 지난 13일 시청 상황실에서 GTX-C 노선 인덕원역 정차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권역별 대표 등 1300여명으로 구성된 범추위는 인덕원역 정차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범추위는 성명을 내고 '시민의 발'인 교통문제는 행정적인 시각뿐 아니라 이용객인 시민의 입장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국토부는 GTX-C 노선 기본계획에 인덕원 정차를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안양시는 GTX-C 노선의 인덕원 정차를 촉구하는 릴레이 캠페인으로 시민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우리는 이미 10년 전인 2010년부터 인덕원 정차의 필요성을 경기도와 국토부에 수차례 건의해 왔다”며 “이번에는 시민 역량을 결집해 인덕원역 정차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양=이복한 기자 khan4936@incheonilbo.com


의왕시, 의왕역도정차! 행정력 총동원

 

“행정력을 총동원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의왕역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의왕시 홍석완 교통행정국장은 GTX―C노선 의왕역 정차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의왕역은 반경 5㎞ 이내에 장안·월암·초평지구와 군포 부곡·송정지구 등 공공택지개발 중인 지역으로 앞으로 인구 유입이 9만여명 가까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이 마련되지 않아 군포와 수원, 안산으로 파급되는 교통체증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홍 국장은 “GTX―C 사업 예비타당성 심의 때 사업구간이 수원까지 연장됐는데도 금정역과 수원역 사이에 대규모 철도 인프라를 보유한 의왕역에 관한 심도 있는 정차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의왕시는 GTX 의왕역 정차를 위해 지난 3월2일 사전타당성 조사 등 용역을 착수했고, 국토부 및 경기도 협의를 거쳐 용역 조사결과를 7월8일 제출했으며, 최종보고회도 8월11일 앞두고 있다.

현재 시의 위상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고 인근 군포시와 더불어 GB 해제를 통한 각종 택지개발과 수도권 첨단산업단지들이 속속 준공과 입주를 앞둔 상황이다.

의왕역 인근의 신규 교통수요는 2023년 준공을 앞둔 월암신혼희망타운 등 5개 공공 택지지구에 2만호가 넘는다.

그는 “의왕역 인근은 장안지구를 제외하면 국가가 공공택지 개발을 통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도모해 온 수도권 남부의 중요한 곳”이라며 “시민들은 수십년간 한국교통대학의 도시이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있고 철도특구지역으로 지정된 시가 GTX 정차에서 배제된 채 국철 1호선 한 개 노선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을 안타깝게 여기며, 서울권 출퇴근 30분 이내의 광역교통망 유치를 간절히 열망한다”고 말했다.

홍석완 국장은 “시는 이런 시민의 염원을 담아 GTX-C 의왕역 유치를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 기본계획에 의왕역 정차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왕=김영복 기자 yb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