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재학생 전원에 특별 지급”
총학생회 “등록금 반환 돌려막기”

“2020학년도 2학기 성적장학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면 온라인시험과 절대평가를 실시한 상황적 특수성을 고려해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됐습니다.”

전 과목 A 플러스 성적표(4.5 만점)를 받고 장학금을 기대하던 한신대학교 2학년생인 A(20)씨는 지난 21일 날벼락 같은 일을 겪었다. A씨는 학과 단체 카톡방에 이런 공지를 확인하고 며칠째 잠을 못 이루고 있다. A씨는 주말마다 식당 아르바이트하면서 학비를 충당해왔던 처지라 더 암담했다.

A씨는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면서 성적 평가에 대한 별도의 공지도 하지 않은 채 진행했다”면서 “이제 와서 성적장학금을 줄 수 없다는 학교 측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와 마찬가지로 성적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 7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학교 측은 매년 전체 학생 14% 해당하는 700명에게 성적장학금 7∼8억원을 지급해왔기 때문이다.

한신대학교가 이같이 2학기 성적장학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해 총학생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학교 측은 “지난 1학기 모든 수업을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절대평가제를 시행했다”며 “그 결과 성적 평점이 4.0 이상 학생이 전체 45.4%에 달해 장학생 선발이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학기는 성적 평점 4.0 이상은 19.3%였다.

이어 학교 측은 지급되지 않은 장학금을 (가칭)코로나19 특별 장학금에 포함시켜 재학생 전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결국 학교 측은 성적장학금을 등록금 반환 재원으로 사용할 셈이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학교 측이 장학금 관련 규정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결정해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공지했다며 반발했다.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13일 연규홍 총장 등이 참여하는 정책회의에서 2학기 성적장학금 미지급 건을 결정했다. 이후 21일 장학금 미지급 결정을 각과 단체 카톡방을 통해 공지했다. 장학금 학과별 신청하는 날인 22일 학교 측은 뒤늦게 장학위원회에 서면으로 장학금 미지급을 결의했다.

한신대 학칙과 장학 규정에 장학위원회가 장학금의 예산 및 기본정책사항, 장학금 지급중지 및 취소처분 등을 결정하도록 정해져 있다. 결국 학교 측은 관련 규정에 따른 절차도 지키지 않은 셈이다.

총학생회는 성명서를 내고 “등록금 반환에 대해 아무런 논의도 없이 학교 측은 일방적으로 성적장학금 지급 취소를 결정했다”며 “성적장학금의 재원이 등록금 반환 재원으로 결합된다고 해도 이는 ‘돌려막기’식 임기응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측 결정은 학칙을 파괴하는 명백한 월권이며 독단을 넘어선 독재”라며 “민주적이고 상식적인 학사운영이 시행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올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하기 위해 그 반환 방식, 비율, 시기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그 재원 마련을 위해 장학금, 행사비와 운영비 예산 절감액, 외부 기부금(장학금) 활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장학금 지급과 관련 최종 결정은 장학금, 등록금 관련된 위원회에서 검토와 의결을 통해 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산=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