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재미 보는 대형건설사 … 지역상생엔 나몰라라

올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구역 39곳 불구

주요 건설사 10곳 하도급률 12%에 그쳐

공공·민간 통틀어 수주율도 전국 최저 수준

 

가뜩이나 어렵던 인천의 건설업이 코로나19로 사실상 휴면 상태에 빠졌다. 인천 건설업은 하도급은커녕 일자리마저 없어 고사 위기다. 인천의 국가공기업은 교묘한 수법으로 인천을 배제하기 일쑤다. 인천시는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를 외치지만 공허하다. 인천일보는 두 차례에 걸쳐 인천의 하도급 실태를 점검하고, 현실적 대안을 찾아본다. ▶관련기사 3면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830 일원. 7만2400여㎡ 대규모 부지에 높다란 공사 담장을 친 채 2023년 2월 준공 예정인 주안파크자이 더 플래티넘 아파트 재개발 공사 현장이다. 지난 6~8일 청약 접수를 마치고 착공에 들어간 현장은 자재를 실은 대형 트럭들과 인부들이 오가며 기초 공사에 분주하다.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현장 홍보관을 찾은 주민만큼이나 지역 건설업체들도 2054세대 대규모 물량 아파트 건설 사업에서 일감을 따낼 수 있을지 기대감이 크다.

올해 6월30일 기준 인천 96곳 도시정비사업 구역 중 26개 지구가 공사 중이다.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착공을 앞둔 구역도 13곳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인천 밖에 본사를 둔 10개 주요 건설사들의 인천 현장 지역업체 하도급률은 12% 정도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하도급률 7.5%보다는 다소 늘었다.

지난 7일 미추홀구는 주안파크자이 사업장 시행사, 시공사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공사에 지역 업체와 장비·인력 참여를 확대하고 단지 조성 후 지역 주민을 우선 채용하는 데 힘을 합친다는 내용이다. 그간 민간 공사에서 지역 업체가 소외된 데 따른 조처다.

주안파크자이 공동시공사인 GS건설㈜의 인천 업체 하도급 목표율은 5%에 그친다. 부평구서 1559세대 아파트 재개발 사업 착공에 들어간 SK건설㈜이 목표로 하는 인천 업체 하도급률은 12.5%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공공부문' 건설사업에서 지역업체가 일감을 가져가는 비율은 50%를 넘는다. 하지만 '민간부문' 건설사업까지 합치면 지역업체 수주율은 2017년 23.4%, 2018년 25.3%로 반 토막 난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시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2018년 기준 하도급 지역 업체 수주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71.4%)이다. 그다음은 제주(56%), 전남(55.7%), 전북(53.2%) 순이다. 전국 평균은 41.3%다.

인천 지역 전문건설업체 대표 A씨는 “인천 기술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볼 수도 없는데 이미 수치로 나타나듯 지역 업체가 배제되고 있다”며 “민간 공사일지라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업체 자생력 강화를 위해 행정이 입찰 과정부터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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