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놀줄 아는 아이들을 위하여

 

아이들에게 '음악'이 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까? 어쩌면 “수학, 영어와 달리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과목”이라고 답할지도 모른다. 쉬는 시간만 되면 친구들과 함께 춤추거나 노래 부르며 장난치던 아이들이 정작 음악시간에는 입도 뻥긋하지 않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기도 한다.

'왜 이 좋은 음악을 즐기지 못할까? 왜 음악시간에는 즐거운 배움이 일어나지 않을까?'

지은이는 이 같은 고민에서부터 시작했다. '음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놀이인지 알려주고 싶다'는 지은이의 마음은 아이들을 내면에서부터 변화시켰다. 처음 접한 음악놀이가 낯설고 어렵다며 싫어하던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하면 음악으로 즐겁게 놀이할 수 있음을 깨달아갔다. 어렵다고 바로 포기하던 아이들이 성공할 때까지 차근차근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조금 더 잘하고 익숙한 친구들이, 어려워하는 친구들을 이끌어줬다.

음악놀이는 정확한 음과 리듬, 풍부한 표현력 등의 음악적 소양만 길러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인성 함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은이는 “음악으로 '놀 줄' 아는 아이들은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긍정적이고, 사회성이 높으면서 배려도 잘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발성놀이 10개, 노래놀이 11개, 박자놀이 12개, 가락놀이 10개, 화음놀이 11개로 총 54개의 음악놀이가 실려 있다. '음악놀이'를 처음 해보는 선생님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발성'부터 '화음'까지 단계별로 소개했다. 하나의 꼭지 안에서도 쉬운 순부터 어려운 순으로 배치했다. 어렵다 싶은 놀이의 경우에는 '앞의 놀이를 충분히 반복하고 다시 하라'고 안내했고, 챕터별로 맨 앞에 '지금부터 할 놀이의 원리'를 실어 아이들과 함께 음악놀이할 때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도 짚고 넘어갔다.

본격적인 놀이 안내가 시작되면 첫 쪽에 '몇 학년과 함께하면 좋은 놀이인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이 놀이로 아이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성장은 무엇인지' 최대한 간략하게 놀이를 소개했다.

그다음 쪽에는 놀이의 '활동 단계'를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놀이 순서대로 실었다. 최대한 직관적인 그림과 설명으로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쉽게 음악놀이를 따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뒤이어 놀이를 좀 더 잘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지은이의 조언'과 해당 음악놀이로 기대할 수 있는 '수업 효과'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하나의 놀이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찰칵! 놀이 속으로'에는 놀이 사진과 활동 일러스트가 하나로 어우러져 있다. 만화책처럼 말풍선과 함께 음악놀이에 임하는 아이들의 진지한 표정을 고스란히 담은 이 이미지는 마치 방금 아이들과 함께 음악놀이를 마친 듯한 생동감을 전해준다. 생동감을 전해주는 것은 '찰칵! 놀이 속으로'뿐만이 아니다. 하나의 놀이가 끝날 때마다 놀이 활동에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동영상이 QR코드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지은이가 아이들과 함께한 '음악놀이' 영상들에는 음악놀이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든 놀이 소개를 마친 뒤에는 부록으로 음악놀이에 도움이 되는 악보를 본문과 맞춰 순차적으로 실었다. 음악놀이를 좀 더 깊게 알아보고 싶은 선생님들을 위해 체계적인 '음악놀이 분류법'도 안내했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놀면서 박과 음정에 대해 깨우치고, 자신의 표현을 들여다보며 자연스럽게 자신을 깊게 살핀다. 화음을 만들고 친구와 나의 목소리를 맞춰가면서 조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그럼으로써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가 행복한 음악수업이 이루어진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