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용하는 청사 내 통신망
승진인사 등 놓고 비방 이어지자
운영방법 변경 … 직원들 불만 커져

김포시청 공직자들이 시정과 관련한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개설된 청내 게시판 이용방법의 갑작스런 변경을 놓고 황당해 하고 있다.

19일 시에 따르면 내부 통신망을 이용해 익명으로 운영되던 '맘껏 게시판'이 지난 13일부터 닉네임을 등록한 후 이용할 수 있게 운영방식을 전환했다. 자유로운 의사개진이라는 익명 사용에 대한 긍정적 효과보다 왜곡된 글들로 인한 부작용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직원 A씨는 “익명 사용의 경우 한 사람이 여러 아이디를 사용해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몇 개, 몇십 개의 글을 올릴 수 있어 진실된 여론인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사용방법 전환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20년 넘게 사용해오던 익명 게시판 이용방법 전환은 지난 6월27일 발표된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가 계기가 됐다. 인사발표 이후 이 게시판에는 특정인의 승진인사를 놓고 명예훼손을 우려할 정도의 비방 댓글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도 게시판 이용방법 변경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쪽 의견이 더 우세한 모양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닉네임을 사용해 실명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자기이름으로 닉네임을 등록 후 사용하게 돼 실명제나 마찬가지”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추적할 수 있도록 운영지침도 바뀐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B씨는 “이용방법과 함께 게시판 이름도 '맘껏'에서 '자유'로 바꿨지만 이런 상황에서 누가 의견을 공유하고 글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특정사안이 발생할 경우 하루 수십 건씩 게재되던 직원들의 글은 이용방법 변경 뒤 거의 올라오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20년간 운영되면서 이런 문제가 한두 번 있었겠냐”며 “그런데도 비실명제로 운영됐던 것은 직원들의 자유로운 소통보장의 가치가 더 귀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맘껏 게시판은 공무원 1인 1PC 시대가 시작되면서 1999년부터 익명제로 운영돼 왔었다.

이에 따라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밴드나 단톡방을 만들어 의견 등을 공유하자는 의견도 나오는 등 게시판 이용방법 전환의 여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시 관계자는 “게시판 개설 취지와 다르게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돼 불가피하게 직원들을 대표하는 노조 협의와 타 시·군 조사결과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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