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못하게 어렵죠. 인근에 문 닫은 가게도 여럿입니다.”

최근 인천 서구 한 식당에서 경영난을 겪던 50대 업주가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천지역 외식업계 시름이 깊어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5일 지역 외식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음식점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드는 등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박준 한국외식업중앙회 인천지회장은 “영세한 음식점들은 코로나19로 매출이 반 토막 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영이 힘들다”며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업주들의 경제적 부담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이면 인산인해를 이뤘던 관광지들도 코로나19 여파를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차이나타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64)씨는 “지난해 이맘쯤엔 여름철 휴가를 맞아 평일에도 손님이 끝없이 찾아왔는데 이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관광객을 보기 힘들 정도”라며 “내일이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심해진다. 인근 지역 점포 몇 군데는 장사가 안 되니 휴업을 하기도 했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인천지역 점포 40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 음식점의 고객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고객 수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한 점포는 21곳(67.5%)으로 전체 70%에 가까운 점포가 손님이 줄어들었다.

서현우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영세업자들의 경우 인건비와 임대료, 원자잿값을 절감할 수 없는 상황인데 코로나19까지 닥치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영세업자들의 어려움은 배가 된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전날 오전 10시30분쯤 서구 한 식당에서 업주 A(56)씨가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손님이 줄어들자 이달 2일부터 장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