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5일간 벌레민원 10건 접수]

“적수 이후 설치한 샤워필터에
실 같이 얇은 게 둥둥 떠다녀”
신고지 공촌정수장 직수 연결
인근 음용자제 권고·원인분석
▲ 필터에서 발견된 벌레유충. /사진제공=독자

 

지난해 인천 적수(붉은 수돗물) 사태에 이어 서구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인천시는 긴급 수질 검사에서 '적합'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인천시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서구 왕길동·원당동·당하동에 위치한 가정집 수돗물에서 벌레가 발견됐다는 민원 10건이 접수됐다고 14일 밝혔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첫 민원이 접수된 직후 저수조 설치 여부, 수돗물 시료 채취 등 현장 조사를 끝낸 데 이어 지난 10일 연희·검단 등 인근 배수지의 오염 여부를 확인했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 상수도본부가 실시한 수돗물 수질 검사 결과에서도 시음 기준에 적합한 잔류염소 수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구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돗물 필터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중이다. 당초 신고가 접수된 지역 이외에도 인근 마전동 주민의 피해 호소 글도 있었다. 최근 마전동에 위치한 빌라로 이사 왔다고 언급한 A씨는 직접 찍은 영상과 함께 “지난해 서구 적수 사태 이후 필터 샤워기를 쓰고 있는데, 오늘 샤워 중 소름이 끼쳐서 찍어놨다”며 “실 같이 얇은 것이 둥둥 떠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꿈틀거리더라. 끔찍하다”고 말했다.

상수도본부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원인 분석을 위해 벌레 유충이 신고된 가정집 10곳의 수돗물을 채취해 비교·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에 신고된 지역이 공촌정수장 직수 연결 빌라 지역임을 확인하고 왕길동 7845세대, 당하동 1만5999세대, 원당동 4418세대 등 2만8262세대에 음용을 자제해달라는 당부도 내놨다.

시 관계자는 “상수도본부를 중심으로 원인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민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