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가 창간 32주년을 맞았다. '지역 언론의 대표'를 내세우며 1988년 7월15일 첫 호를 발행한 지 서른두 해가 지난 셈이다. 이제 청년을 넘어 벌써 중년에 접어들고 있으니, 지나간 세월을 반추하며 내일에 대한 기약을 다시 한 번 다지게 된다.

인천일보는 국내 첫 지방일간지로 일컬어진 대중일보(大衆日報·1945년 10월7일 인천에서 창간)의 맥을 이어받았다는 자긍심을 안고 출발했다. 인천일보 창간 전만 해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길이 없는 '독재 정권' 치하였다. 서울을 제외하고 각 시·도엔 지방신문 하나씩만 허용하는 '1도(道)1사(社)' 정책을 감내해야 했다. 당시 경기도에 본사를 둔 지방지가 인천지역 언론의 갈증을 풀어주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1987년 6월 항쟁 이후 언론 자유를 쟁취하면서 지방지론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천일보가 태어났다. 시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창간한 인천일보는 지역의 '등대 역할'을 자처하며 정론직필(正論直筆)이란 언론의 사명을 펼치며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은 비교적 안정된 언론 환경에서 임직원들이 지역의 '파수꾼' 노릇을 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인천일보의 역정은 '고난의 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외적으론 '무한경쟁'을 겪으며 어려움에 직면했고, 대내적으론 '갈등'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도 인천일보는 이러한 난관들을 차근차근 극복하고, 오늘도 인천·경기지역 주민들의 대변지 구실을 다하고자 온힘을 쏟고 있다.

인천일보는 아무리 힘든 대내외 환경에 처하더라도 정도(正道)를 걷고자 한다. 그런 의지가 없다면 언론으로서 사명감을 저버리는 일이기에,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 숱한 악조건 속에서도 뚜렷한 목소리로 인천·경기지역 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우리 사회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창간 32주년을 맞기까지 인천일보에 보내준 인천시민과 경기도민들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를 드린다. 이들의 애정이 없었으면, 오늘의 인천일보도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인천일보를 아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한다. 인천일보는 앞으로도 인천·경기지역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언론의 사명과 초심을 잊지 않고 내일을 향해 꿋꿋하게 나아가리란 약속과 더불어 그 뜻을 가다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