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노동자 47% 휴·퇴직
중구 산업 생태계 보호 조치 필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국제공항 여객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관련 업계 노동자들의 47%가 고용 위기 상태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연구원은 12일 '코로나19에 따른 산업·노동 위기 대응: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 추진'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인천국제공항의 항공 운송 실적을 살펴보면 올 1월 중국발 코로나19 확산 본격화로 630만9369명이었던 여객 수가 2월에는 338만1632명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3월부터 60만9516명, 4월 15만3514명, 5월 13만7924명 등으로 급감했다. 올 1~5월 총 여객 수는 1059만195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줄었다.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운항 수도 대폭 감소했다. 올 초 세계적으로 방역이 강화되고 입출국 자체가 어려워지며 1월 3만5718회에서 2월에는 2만6803회, 3월 9861회, 4월 6659회, 5월 7747회 등 다섯 달 동안 8만6788회로 지난해보다 48%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반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적은 화물의 경우 같은 기간 110만1372톤으로, 지난해보다 0.4% 줄어드는 수준에 그쳤다.

급격한 여객 운항 감소로 업계 노동자들도 고용 위기를 겪는 중이다. 지난 5월31일 기준 국토교통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계약한 303개 업체들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노동자 6만305명의 절반에 가까운 2만8167명이 휴직·퇴직 등으로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6개 항공사 노동자 1만328명이 무급휴직을, 3884명이 유급휴직 상태에 들어갔으며 면세점과 같은 상업시설 52개사는 이미 1266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고 3447명을 무·유급 휴직으로 전환했다. 기내식과 같은 지상 조업 43개사 노동자 1849명은 회사를 나갔고 5821명이 휴직 중이며, 호텔·카지노 23개사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90명이 희망퇴직을, 1482명이 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천연구원은 인력 파견, 하청 등을 통해 파악되지 않는 사업체들의 존재를 지적하며 고용 피해가 더 클 것을 우려했다.

인천연구원은 “통계청 전국사업체 조사에서는 타 지역에 주소를 두거나 여러 업종에 거쳐 인력을 파견한다는 등의 이유로 항공·항만 산업 종사자 수가 과소 집계된다”며 “하반기에도 항공 여객 수요 반등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천 중구의 산업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자체와 정부의 강력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