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장기화로 종종 안전사고
맨홀에 줄·가림판 등 설치 불구
위험성 높아 … 스쿨존은 더 취약

시, 공사 관리감독 강화 방침
▲ 9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명당초등학교 인근에서 진행 중인 '그린빗물인프라 조성사업' 공사로 자전거 탄 시민이 비좁은 인도를 아슬아슬 지나가고 있다. '그린빗물인프라 조성사업'은 빗물이 토양으로 스며들도록 물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길 가다가 보지 못하고 빠지는 일도 종종 있는 걸요.”

수원 원천리천 인근 곳곳에서 진행 중인 '그린빗물인프라 조성사업'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공사의 장기화로 '맨홀'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안전 사고위험이 높아서다. 인근 학교들이 특히 난처한 기색이다.

9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매탄동 등 4개 동 일원인 원천리천 유역에 '그린빗물인프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138억여원 예산이 투입되고,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는 빗물이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고 토양으로 스며들도록 물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인도에 투수성 포장과 빗물 침투 시설 등을 설치하게 된다.

하지만 매탄동 등 지역 주민들은 “시가 안전조치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채 맨홀을 방치해 두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맨홀은 주로 폭이 좁게는 80㎝, 넓게는 150㎝, 길이가 300㎝ 정도이다.

시는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맨홀에 줄과 가림판 등 임시 안전 시설물을 설치했지만, 이전엔 맨홀을 못 보고 빠지는 일이 종종 있었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주민들은 안전 시설물에 대한 관리 소홀에 대해서도 문제 삼고 있다.

맨홀 곳곳마다 안전 가림판이 쓰러져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쓰레기도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시에 책임 있는 관리 감독을 요청하고 있다.

최모(46)씨는 “공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안전조치가 굉장히 미흡한 실정이다”라면서 “코로나19 탓에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게 다행일 정도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스쿨존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학교들은 더욱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명당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2일 시에 공문을 통해 조속한 사업 추진과 안전보완을 요청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맨홀 탓에 좁아졌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 등 안전사고에 취약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명당초 관계자는 “스쿨존에 다수의 맨홀이 있기에 최근 학부모들에게서 아이들의 안전사고 우려로 불만이 나오고 있다”면서 “시에 관련한 조치를 해달라고 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받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는 공사 지역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광범위하게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며 안전사고 없이 완공하겠다”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