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가 최근 발생한 유치원 식중독 사고를 통해 드러난 행정처분의 한계와 불명확한 관리주체 등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에 건의하기로 했다.

개선안은 ▲유치원·학교 급식소 관리주체 명확화 ▲식중독 발생 집단급식소 처분기준 강화 ▲유치원 공동영양사 관리기준 강화 등을 담고 있다.

9일 시에 따르면 현행 법령상 50명 이상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유치원·학교 급식소는 교육 당국의 설립 인가를 받아야 하며, 식품위생법에 따른 '집단급식소' 설치·운영 신고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업, 병원, 어린이집 등에서 운영 중인 급식소와 마찬가지로 유치원·학교 급식시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안전관리지침'에 따른 지자체의 지도점검 대상 업소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유치원과 학교의 급식 관련 위생 지도·점검 권한이 교육행정기관과 지자체로 이원화돼 있다.

시는 이런 이원화된 권한으로 식중독 사고 발생 시 행정처분의 한계가 불명확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는 아울러 집단급식소 운영자의 관리책임 강화를 위해 보존식 미보관 시 50만원, 식중독 사고 발생 보고 의무 미이행 시 200만원으로 돼 있는 식품위생법상 과태료 액수를 100만원과 400만원으로 늘리도록 건의하기로 했다.

급식 인원이 100명 이상인 집단급식소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형사 고발할 수 있는 규정 신설도 요구할 계획이다.

이 밖에 유아교육법에 영양사 1명이 유치원 5곳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3곳으로 줄이고, 영양사의 각 유치원 방문 횟수 및 근무 시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시는 이런 건의 사항을 조만간 교육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회 등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한 지 3주가 지나도록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안전처 등 보건당국은 지난달 16일 유치원의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직후부터 원인을 추적하고 있다.

유치원 전체 원생 184명 중 113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모두 118명이 유증상자다. 이 중 36명(원생 32명, 가족 4명)이 입원치료를 받았고, 원생 5명과 가족 1명 등 6명이 아직 입원 중이다. 특히 이른바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 의심환자는 4명으로 원생 1명은 현재까지 투석치료를 받고 있다. 투석치료 5명 원생 중 4명은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