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직 중심 채워 시설직 불만도

고양시가 하반기 인사를 남성 중심과 행정직 중심으로 채우고 퇴직을 6개월 앞둔 간부를 기획조정실장에 임용하면서 여성과 시설직 등 전체 공무원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7일 고양시와 일부 직원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일 하반기 실·국장급 간부공무원 인사를 발표, 일자리경제·복지여성·기후환경·교육문화국장 등 4개 국장직과 의회사무국장(3급), 덕양구·일산동구청장, 기획조정실장 등 9명의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복지여성국장직은 박순화 전 국장 자리로 여성이 직책을 맡은 자리였다.

하지만 박 전 국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한 후 이번 인사에서 이완범 전 대중교통과장이 복지여성국장으로 승진하면서 남성으로 채워졌다.

현재 고양시 국장급 간부 22명 중 여성은 3명뿐인 가운데 이번 인사마저 남성 중심으로 단행돼 여성 공무원의 사기 저하 등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여성 국장급 간부 3명 가운데 2명이 올해 말 퇴직을 앞두고 있어 여성 간부 임용에 대한 배려가 조기에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성 공무원 A씨는 “시가 말로는 성평등한 인사를 한다고 하지만 애초에 여성 직원들은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는 기획, 인사 등 본청 주요부서에는 포진하고 있지 않아 불평등한 인사가 계속된다”며 “이번 인사로 인해 여성 간부와 직원들 간의 소통 창구도 사라진 격”이라고 토로했다.

채우석 고양시의원은 “개방형 계약직 감사담당관(여성)을 제외하면 올해 말 여성 간부 공무원은 한 명도 남지 않을 것”이라며 “이달 말 전보인사를 통해서라도 여성을 본청 부서에 전진 배치하는 등 여성의 승진 기회 확대를 위한 정책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시는 또 시설직 출신의 권지선 전 일산동구청장 자리에 행정직 정영안 전 교육문화국장을 발령해 3개 구청장(덕양구·일산동구·일산서구)이 모두 행정직 인사로 채워지면서 시설직 직원들의 불만도 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시의 모든 정책을 총괄·추진하는 기획조정실장직에도 퇴직을 6개월 앞둔 간부을 임용해 직원들 간 '곧 나갈 사람'이라는 인식이 퍼지는 등 원활한 업무보고가 이뤄지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시 관계자는 “여성 간부의 비율을 확대하고 싶어도 4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여성 대상자가 현실적으로 없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는 7월27일자로 5급 이하 직원에 대한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

/고양=김재영·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