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시기, 지자체 공문이 부른 오해

의정부 “정정당당 경쟁 퇴색”
양주 “포천이 먼저 협의 제안”
경기도청 전경 /사진출처=경기도

 

의정부시가 경기교통공사 유치 경쟁자인 양주시에 발끈하고 있다.

양주시가 최근 포천시에 '경기교통공사 유치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는 '선의의 경쟁을 퇴색하게 만드는 행정'이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양주시는 '포천시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6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양주시는 6월29일 포천시에 '경기교통공사 유치를 위한 협조 공문'을 보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랜 기간 경기교통공사 유치를 준비했다. 포천시와 힘을 모아 경기교통공사를 양주에 유치하자. 포천시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의정부시는 반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정당당한 승부, 이게 경기도의 공모 취지”라며 “인근 지자체와 유치 협조를 얘기하는 것 자체부터가 잘못된 일이다”고 꼬집었다.

양주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우리가 공문을 보내기 전 포천시 관계자들이 먼저 산하 공공기관 유치 협의를 제안했다. 그래서 긍정적인 답변을 담아 포천시에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그러나 그 뒤 포천시가 공문도 보내지 않고, 아무 언급도 없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생 발전을 꾀하자며 실무진 선에서 오간 이야기를 오해한 것 같다”면서 “양주시는 공모 취지에 맞게 정정당당하게 유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기도가 설립을 추진 중인 경기교통공사는 31개 시·군의 대중교통 체계를 통합·관리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유치하면 해당 지역의 교통 문제 해결뿐 아니라 도 전체 대중교통 정책을 주도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의정부·양주시가 저마다의 타당성을 내세워 사활을 걸고 있다.

의정부시는 지난 3일 경기교통공사를 유치하고자 타당성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이어 8일엔 경기도 북부청사 앞에서 녹색어머니회·모범운전자회 등과 함께 경기교통공사 유치를 염원하는 교통안전 캠페인을 편다. 광역행정타운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해 의정부시가 경기 북부 교통 허브 최적지임을 홍보할 예정이다.

양주시는 의정부시보다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는 지난달 예비비 2200만원을 들여 경기교통공사 유치에 필요한 입지계획수립 및 제안서 제작 용역을 진행 중이다.

지난 1일에는 시 SNS 마스코트인 '감동이와 함께하는 랜선 음악회'를 열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경기교통공사 유치 홍보 활동을 펴는 등 의정부시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