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의 시민들이 이용해야 할 시설인데도 절차를 무시하고 시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하는 공사라고 많은 이들이 수군거립니다. 단 한 번의 공청회조차 하지 않은 채 197억원으로 예상했던 공사비가 6차례의 설계변경과 370억원 이상의 공사비로 대폭 증액됐는데도 여기저기 고치고 재시공해야 하는 현실을 도저히 이해하기도 어렵고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시흥시의회 운영위원장인 안선희(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8~26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다룬 '시흥어울림국민체육센터'에 대한 감사 소감을 발표한 5분 발언 중 일부다. 한마디로 '예산낭비와 부실시공'이라는 것이다.

어울림체육센터는 2013년 11월6일 건립계획이 수립된 지 6년만인 2019년 10월10일 사용 검사를 받았다.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1만3807㎡ 규모로 사업비 370억원이 투입됐다. 시가 최초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는 사업비 200억원에 연면적 7500㎡ 규모의 체육시설이었다.

하지만 사업 과정이 수차례 변경되고 지연되면서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준공 이후에도 수영장 등 크고 작은 시설 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감사를 청구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시의회는 어울림체육센터 건립 전 과정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벌인 것이다.

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행감자료에 따르면 어울림체육센터는 2014년 4월4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 기금 지원사업으로 선정된다. 시는 이에 따라 같은 해 7월에 사업비 198억원에 연면적 7510㎡ 규모의 체육관_수영장 등에 대한 공유재산관리계획과 지방재정 중앙투융자심사 승인을 득하게 된다.

그러나 시는 사업계획을 “인근 지역 모든 문화, 체육서비스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대폭 수정했다. 당초 계획에 없던 청소년시설과 진로종합체험실 등이 포함되면서 사업비도 198억원에서 341억원으로 증액됐고 건축 연면적도 7510㎡에서 1만3800㎡로 확대해 2015년 11월25일 기본설계를 완료한다.

시는 또 2016년에 사업계획을 두 번째 변경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시설 면적을 1000㎡(4층)로 축소하고 예산도 40억원 감액한 300억원으로 설계해 3월7일 중앙투융자심사에 변경 승인을 요청한다. 중투위를 통과한 시는 같은 달 23일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승인과 6월 실시설계 완료, 7월 공사 발주, 11월에 2018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간다.

그렇지만 시는 2017년에 사업계획을 세 번째 바꾼다. 2016년 3월 중투위 변경 승인과정에서 줄인 1000㎡ 건물면적을 다시 살려 4층을 증축하고 수영장 수조 깊이도 1.35m에서 1.8m로 한다는 내용이다. 시는 또 공기를 여섯 차례 연장하고 이 기간에 수위조절장치를 5억원 짜리 국산 대신 무려 31억원에 달하는 네덜란드 산 자동수위조절장치로 변경한다.

시는 대범하게(?)도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채 네덜란드 산 자동수위조절장치 구매계약을 선 체결한 뒤 나중에 예산을 반영한 것으로 드러나 감사위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어울림체육센터는 여러 차례의 사업계획과 설계 변경, 여섯 번의 공기 연장 등으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탈 많은 골칫덩어리'라는 오명을 얻었다. 안 의원은 “혈세 낭비와 부실시공 의혹이 있는 어울림체육센터의 원인 제공자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신섭 경기 서부취재본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