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소비 특·광역시 최하위권
임시직, 취업자 전체 23% 달해
가구당 자산은 서울 절반 수준
부채비율 8대 도시 가운데 최고

 

'부자 도시와 가난한 시민'.

김하운(65) 인천시 경제특별보좌관이 <인천사람도 다시 보는 인천경제 이야기>(사진)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책 내용은 이런 표현으로 압축된다. 김 특보는 “지역내총생산, 지역총소득 또는 총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인천은 전국 17개 시·도 중 6~7위에 해당하고, 8대 특·광역시 중에는 2~3위에 해당한다”면서도 “특·광역시를 기준으로 하면 인천의 1인당 지표는 거의 최하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은 그런대로 잘사는 편인데, 인천시민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인천은 잘살지만, 인천사람은 그렇지 않다”

5일 '인천경제 이야기' 책을 보면, 2018년 기준 인천의 1인당 지역총소득은 3172만원으로, 전국 평균 3691만원의 84.7% 수준이다.

개개인 경제활동과 관련이 없는 요인을 빼고 시민의 삶을 보다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1인당 개인소득 수치 또한 부정적이다. 같은 기간 인천 1인당 개인소득은 1863만원으로 8대 특·광역시 가운데 7위에 머무른다. 꼴찌인 대구(1859만원)와도 별반 차이가 없다. 서울·울산·세종은 2000만원을 넘어선다.

1601만원에 그치는 1인당 민간소비는 8대 도시 가운데 최하위로 더 낮은 수준이다. 김 특보는 “1인당 지역총소득이 낮은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실업률이 높고 시설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요약된다”고 짚었다.

인천시민의 불안한 삶은 다른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41.3시간인 인천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전국 평균 40.7시간보다 길지만, 월평균 임금은 312만원으로 전국 평균 341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전체 취업자의 23.3%인 임시직 비중도 전국 평균 17.7%보다 높다.

가계의 재무 상태 또한 열악하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인천 가구당 총 자산은 3억5159만원으로 서울(6억4240만원)의 절반을 겨우 넘는다. 8대 도시 중에선 7위다.

총자산은 하위권인데 가구당 부채는 7277만원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6위다. 20.7%인 평균 부채비율은 17개 시·도 중 3위이고, 8대 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김 특보는 “부채 순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주택담보대출, 특히 신용대출 비중이 높고 임대보증금도 비교적 많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구도심 부유층, 신도심으로 이동”

김 특보는 인천 경제가 직면한 과제의 하나로 '신도심과 구도심 간 경제력 격차의 해소'를 꼽았다. 그는 이 책에서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연수구와 서구는 총부가가치 비중이 각각 3.9%p와 5.9%p 증가했다. 옹진군은 보합세였지만 나머지 7개 군·구는 6년 동안 거의 10%p 감소했다”며 “경제자유구역이 포함돼 있는 지역인 연수구와 서구가 집중적으로 개발됐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김 특보는 경제력 격차가 커지는 요인으로 인구 이동을 주목했다. 그는 “구도심 지역의 인구가 신도심으로 옮겨가면서 특히 구도심 부유층이 신도심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분석했다.

경제력 격차를 줄이는 균형발전 방안으로는 '지역별 산업 배치'가 제시됐다. 김 특보는 “적어도 군·구별로 인구에 비례해 부가가치 비중이 균형을 이뤄야 빈부격차가 해소된다”며 “인천시가 광역 차원의 균형발전 방안을 마련하려면 군·구 간 경제력 격차를 낮추는 산업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